사건번호
2024노1360
약사법위반
📌 판시사항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항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특정 의약품(항암시약)의 개발자이자 연구책임자인 피고인이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항암시약을 피고인의 체내에 투여한 다음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와 이상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약사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연구자가 의약품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의약품을 투약하는 방식의 자기실험 역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임상시험으로 보아야 하나, 피고인의 행위가 약사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 판결요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항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특정 의약품(이하 ‘항암시약’이라 한다)의 개발자이자 연구책임자인 피고인이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항암시약을 피고인의 체내에 투여한 다음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와 이상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약사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① 약사법 제2조 제16호 ‘비임상시험’의 정의 및 ‘사람’의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같은 조 제15호 ‘임상시험’ 대상인 ‘사람’은 ‘동물, 식물, 미생물’과 대비되는 의미, 즉 일반적인 사람 전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점, 임상시험은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약사법 제34조 제2항, 제3항 제1호, 제6항, 제34조의2 제3항 제5호에서 여러 단계에 거쳐 국가의 관찰과 규제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데, 연구자의 자기실험이라고 하여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고(실제로 피고인은 자가투여실험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혈액 400㎖ 이상을 채혈하기도 하였다), 의약품 등의 종류나 연구자의 역량 등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안전성 및 윤리성에 대한 교차 검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 점, 새로운 의약품 개발과정은 보통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되는데, 만일 자기실험에 대해 약사법상 임상시험에 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연구자들 중 실질적으로 높은 서열에 있는 자가 낮은 서열에 있는 자에게 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자기실험을 강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라는 약사법의 목적을 고려하여 자기실험이 임상시험에 포함된다고 볼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연구자가 의약품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의약품을 투약하는 방식의 자기실험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으로 봄이 타당하나, ② 항암시약은 항암 치료제로서 피고인은 시험약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하여 투여하였고,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되었다)에 비추어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이나 목적을 위한 것이거나 약사법에 따른 규제를 회피하고자 한 것이 아닌 점, 피고인은 병원에 입원하여 공동연구자의 의학자문을 받으며 실험을 진행하였고, 실험은 오직 피고인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항암시약이 유통되었다거나 실험 관여자 이외의 자에게 실험 정보가 유출된 바 없어 ‘공익상 위해’나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뿐더러, 실험으로 인해 피고인에게 전염성 있는 질환이 발생하는 등으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점, 피고인은 오로지 자기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임상시험을 한 것이므로 시험 대상자인 피고인의 권리가 침해된 바 없는 점, 피고인은 동물에게 수행된 실험을 여러 암 환자에게 시험하기 이전에 동물이 아닌 인간을 대상으로 항암시약의 안전한 투약 용량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인의 행위가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워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성두경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장선
【원심판결】 울산지법 2024. 9. 12. 선고 2023고정4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약사법의 규정 체계나 임상시험 규제의 역사 및 목적을 고려하면 ‘자기실험’은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사 ‘자기실험’이 위 임상시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
피고인은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2022. 1. 5.경 양산시 (이하 생략)에 있는 (병원명 생략)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의약품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를 피고인의 체내에 투여한 다음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와 이상반응을 관찰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자기실험은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여 이상반응을 조사하는 시험을 함으로써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3호는 ‘제34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4조 제1항 본문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같은 법 제34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총리령으로 정하는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총리령인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24조 제8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상시험을 열거하면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는 정하고 있지 않다.
②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라는 약사법의 목적에 비추어 국민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위해 발생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이 필요한 임상시험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약사법 제34조 제5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있는 성분을 포함한 제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공익상 또는 보건위생상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으면 승인을 받으려는 임상시험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이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중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약사법이 임상시험을 하기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이유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건강상 피해 예방, 자기결정권 보호 목적 등 이외에도 공익상 위해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는 않을지라도 공익상 위해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④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이 필요한 임상시험에,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수의 공동 연구·개발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무분별한 의약품 투여를 규제할 방법이 없게 된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구성요건해당성 인정 여부(자기실험이 임상시험에 포함되는지 여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연구자가 의약품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의약품을 투약하는 방식의 자기실험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으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약사법 제2조 제16호에서는 ‘비임상시험’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비임상시험’이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물질의 성질이나 안전성에 관한 각종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실험실과 같은 조건에서 동물·식물·미생물과 물리적·화학적 매체 또는 이들의 구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을 사용하여 실시하는 시험을 말한다. ‘사람’의 사전적 의미나 위와 같은 약사법의 정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같은 조 제15호 ‘임상시험’ 대상인 ‘사람’은 ‘동물, 식물, 미생물’과 대비되는 의미, 즉 일반적인 사람 전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 약사법 제34조 제6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항 전단 및 후단에 따라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이 그 승인을 받은 사항에 위반되거나 임상시험에 대하여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중지하거나 임상시험의 용도로 의약품 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해당 의약품 등을 회수·폐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2항은 판매 중인 의약품 등만 동조 제1항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동조 제3항 제1호에 따르면 제1항에 따라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4조의2 제1항에 따라 지정된 임상시험실시기관 또는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여야 하고, 제34조의2 제3항 제5호에 따르면 동법 제34조의5 제2항에 따른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나 또다른 심사위원회에 위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상자의 권리·안전·복지를 위하여 임상시험 실시에 관한 심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야 한다.
③ 임상시험은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약사법에서는 위 제②항에서 본 것과 같이 여러 단계에 거쳐 국가의 관찰과 규제 속에서 임상시험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자의 자기실험이라고 하여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실제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자가투여실험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혈액 400㎖ 이상을 채혈하기도 하였다). 의약품 등의 종류나 연구자의 역량 등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안전성 및 윤리성에 대한 교차 검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연구자의 자기실험은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 등의 시험 이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약사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러한 자기실험이 계속 이루어지도록 둔다면, 다수를 위하여 소수의 신체적 완전성 훼손을 감수·용인하는 풍조가 발생할 수 있다.
④ 새로운 의약품 개발과정은 보통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하여 진행된다. 그런데 다수의 연구자들이 하나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경우 그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서열 내지 위계가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만일 자기실험에 대하여 약사법 소정의 임상시험에 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연구자들 중 실질적으로 높은 서열에 있는 연구자가 낮은 서열에 있는 연구자에게 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자기실험을 강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라는 약사법의 목적을 고려하여 자기실험이 임상시험에 포함된다고 볼 필요가 있다.
2) 정당행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로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위 ‘목적·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 요건은 행위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의 판단 기준이 된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평가되려면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고려하여 그것이 법질서의 정신이나 사회윤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어야 한다. 수단의 상당성·적합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은 결과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이에 비하여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의 하나로 참작하여야 하고 이를 넘어 독립적인 요건으로 요구할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내용 역시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등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등 참조).
정당행위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은 이와 같이 다른 개별적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사회상규에 의한 위법성조각사유 규정이 보충적으로 적용되도록 정한 형법의 규율체계, 법령에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사회통념과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를 별도로 인정하는 입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법률관계를 규율할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뒷받침이 없을 때 현행 법령체계 안에서 법률적인 방법으로는 실효성 있는 손해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행동에 대하여 설령 개별적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과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평가하여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수긍할 여지가 있는지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피해법익과 보호법익의 균형,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들은 위 일반원칙으로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요건인 ‘사회상규’의 의미를 구체화하여 사회상규가 통일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판규범으로 기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지 ‘사회상규’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적용 범위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등 참조). 또한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의 행위가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자신에게 투여한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는 항암 치료제이고, 피고인은 시험약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하여 투여한 것이며,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되었다)에 비추어, 피고인의 개인적인 이익이나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약사법에 따른 규제를 회피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② 피고인은 (병원명 생략)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공동연구자인 공소외 1의 의학자문을 받으며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은 오직 피고인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가 유통되었다거나, 실험 관여자 이외의 자에게 실험 정보가 유출된 바도 없어 ‘공익상 위해’나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이 자신에게 투여한 것이 항암 치료제였다는 점에서 이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전염성 있는 질환이 발생하는 등으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③ 피고인은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의 개발자이자 공소외 2 회사의 기술책임자 및 연구의 책임자이고, 오로지 자기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한 것이므로 시험 대상자인 피고인의 권리가 침해된 바도 없다.
④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항암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상 임상시험의 권장 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1상 임상시험은 확립된 치료 대안이 없는 암 환자에게 수행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동물에게 수행된 실험을 여러 암 환자에게 시험하기 이전에 동물이 아닌 인간을 대상으로 위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의 안전한 투약 용량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⑤ 피고인이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기실험에 대한 윤리적 고찰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동료 교수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전에 문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피고인은 자기실험은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피고인의 행위는 제2의 다. 2)항 기재와 같이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조상민(재판장) 이동욱 이준영
【항 소 인】 피고인
【검 사】 성두경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장선
【원심판결】 울산지법 2024. 9. 12. 선고 2023고정4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약사법의 규정 체계나 임상시험 규제의 역사 및 목적을 고려하면 ‘자기실험’은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사 ‘자기실험’이 위 임상시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
피고인은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2022. 1. 5.경 양산시 (이하 생략)에 있는 (병원명 생략)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의약품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를 피고인의 체내에 투여한 다음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와 이상반응을 관찰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자기실험은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여 이상반응을 조사하는 시험을 함으로써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3호는 ‘제34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4조 제1항 본문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같은 법 제34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총리령으로 정하는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총리령인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24조 제8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상시험을 열거하면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는 정하고 있지 않다.
②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라는 약사법의 목적에 비추어 국민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위해 발생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이 필요한 임상시험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약사법 제34조 제5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있는 성분을 포함한 제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공익상 또는 보건위생상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으면 승인을 받으려는 임상시험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이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중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약사법이 임상시험을 하기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이유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건강상 피해 예방, 자기결정권 보호 목적 등 이외에도 공익상 위해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는 않을지라도 공익상 위해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④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이 필요한 임상시험에, 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수의 공동 연구·개발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무분별한 의약품 투여를 규제할 방법이 없게 된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구성요건해당성 인정 여부(자기실험이 임상시험에 포함되는지 여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연구자가 의약품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의약품을 투약하는 방식의 자기실험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약사법 제34조 제1항의 임상시험으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약사법 제2조 제16호에서는 ‘비임상시험’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비임상시험’이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물질의 성질이나 안전성에 관한 각종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실험실과 같은 조건에서 동물·식물·미생물과 물리적·화학적 매체 또는 이들의 구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을 사용하여 실시하는 시험을 말한다. ‘사람’의 사전적 의미나 위와 같은 약사법의 정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같은 조 제15호 ‘임상시험’ 대상인 ‘사람’은 ‘동물, 식물, 미생물’과 대비되는 의미, 즉 일반적인 사람 전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 약사법 제34조 제6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항 전단 및 후단에 따라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이 그 승인을 받은 사항에 위반되거나 임상시험에 대하여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중지하거나 임상시험의 용도로 의약품 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해당 의약품 등을 회수·폐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조 제2항은 판매 중인 의약품 등만 동조 제1항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동조 제3항 제1호에 따르면 제1항에 따라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4조의2 제1항에 따라 지정된 임상시험실시기관 또는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여야 하고, 제34조의2 제3항 제5호에 따르면 동법 제34조의5 제2항에 따른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나 또다른 심사위원회에 위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상자의 권리·안전·복지를 위하여 임상시험 실시에 관한 심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야 한다.
③ 임상시험은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약사법에서는 위 제②항에서 본 것과 같이 여러 단계에 거쳐 국가의 관찰과 규제 속에서 임상시험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자의 자기실험이라고 하여 안전성과 윤리성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실제로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자가투여실험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혈액 400㎖ 이상을 채혈하기도 하였다). 의약품 등의 종류나 연구자의 역량 등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안전성 및 윤리성에 대한 교차 검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연구자의 자기실험은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 등의 시험 이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약사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러한 자기실험이 계속 이루어지도록 둔다면, 다수를 위하여 소수의 신체적 완전성 훼손을 감수·용인하는 풍조가 발생할 수 있다.
④ 새로운 의약품 개발과정은 보통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하여 진행된다. 그런데 다수의 연구자들이 하나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경우 그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서열 내지 위계가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만일 자기실험에 대하여 약사법 소정의 임상시험에 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연구자들 중 실질적으로 높은 서열에 있는 연구자가 낮은 서열에 있는 연구자에게 위 규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자기실험을 강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라는 약사법의 목적을 고려하여 자기실험이 임상시험에 포함된다고 볼 필요가 있다.
2) 정당행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로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위 ‘목적·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 요건은 행위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의 판단 기준이 된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평가되려면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고려하여 그것이 법질서의 정신이나 사회윤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어야 한다. 수단의 상당성·적합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은 결과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이에 비하여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의 하나로 참작하여야 하고 이를 넘어 독립적인 요건으로 요구할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내용 역시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등 참조).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서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긴급성이나 보충성의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등 참조).
정당행위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은 이와 같이 다른 개별적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사회상규에 의한 위법성조각사유 규정이 보충적으로 적용되도록 정한 형법의 규율체계, 법령에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사회통념과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를 별도로 인정하는 입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법률관계를 규율할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뒷받침이 없을 때 현행 법령체계 안에서 법률적인 방법으로는 실효성 있는 손해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행동에 대하여 설령 개별적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과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평가하여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수긍할 여지가 있는지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피해법익과 보호법익의 균형,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들은 위 일반원칙으로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요건인 ‘사회상규’의 의미를 구체화하여 사회상규가 통일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판규범으로 기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지 ‘사회상규’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적용 범위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등 참조). 또한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인의 행위가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자신에게 투여한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는 항암 치료제이고, 피고인은 시험약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하여 투여한 것이며,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알려지게 되었다)에 비추어, 피고인의 개인적인 이익이나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약사법에 따른 규제를 회피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② 피고인은 (병원명 생략)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공동연구자인 공소외 1의 의학자문을 받으며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은 오직 피고인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가 유통되었다거나, 실험 관여자 이외의 자에게 실험 정보가 유출된 바도 없어 ‘공익상 위해’나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피고인이 자신에게 투여한 것이 항암 치료제였다는 점에서 이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전염성 있는 질환이 발생하는 등으로 국민보건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③ 피고인은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의 개발자이자 공소외 2 회사의 기술책임자 및 연구의 책임자이고, 오로지 자기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한 것이므로 시험 대상자인 피고인의 권리가 침해된 바도 없다.
④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항암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상 임상시험의 권장 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1상 임상시험은 확립된 치료 대안이 없는 암 환자에게 수행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동물에게 수행된 실험을 여러 암 환자에게 시험하기 이전에 동물이 아닌 인간을 대상으로 위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항암시약명 생략)의 안전한 투약 용량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⑤ 피고인이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기실험에 대한 윤리적 고찰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동료 교수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사전에 문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피고인은 자기실험은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피고인의 행위는 제2의 다. 2)항 기재와 같이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조상민(재판장) 이동욱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