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항소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희철 외 2인)
【피고, 피항소인】 남대문세무서장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18. 선고 2022구합88859 판결
【변론종결】2024. 8. 22.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1. 12. 14. 원고에게 한 2021년 제1기 부가가치세 3,379,256,972원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및 관계되는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해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제2의 나.항 기재와 같다. 그러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제1심판결의 별지 포함. 제1심판결이 설정한 약칭도 그대로 사용한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부가가치세법상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가 있고, 해당 채권액의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확정되면 부가가치세법이 정하는 대손세액 공제 대상에 해당한다.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의 공제 여부는 법인세법상 대손금 공제와 달리 해석할 이유가 없다. 소외 회사가 2021. 4. 19. 파산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의 대손이 확정되었고, 이는 법인세법상 대손금으로 처리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은 대손세액 공제 대상에 해당한다.
나. 설령 피고 주장처럼 법인세법상 대손금과 달리 ‘파산을 직접 원인으로 하여 채권액의 회수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 한해 부가가치세법의 대손세액이 공제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① 원고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대여를 한 것은 소외 회사의 조기 파산을 막고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의 회수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인 점(실제로 원고는 그로 인하여 채권 회수 금액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변제충당의 약정을 했다고 해서 원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② 원고가 소외 회사에게 대여한 것은 채무인수인의 지위에서 소외 회사의 선행대출 채무를 대위변제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점(대위변제를 한 경우 원고는 선행대출의 대여자들의 우선수익권자 지위를 승계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보다 먼저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받은 484억 원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보다 우선하여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변제에 충당된다), ③ 원고, 소외 회사 및 대출금융기관은 신탁계약, 대출계약을 통해 선행대출금(PF 대출금)이 다 변제되기 전까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변제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약정했고, 추가대출 약정 당시 이 사건 공사대금의 낮은 회수가능성, 이 사건 대여금의 양도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여금을 우선 변제받는 것이 합리적이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은 소외 회사의 파산이 그 원인이 되어 회수할 수 없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다. 결국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소외 회사가 상환한 484억 원에 상응하는 부가가치세 33억여 원을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으로 공제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관계되는 법령·법리와 판단 기준
가.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은 "사업자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외상매출금이나 그 밖의 매출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공급을 받은 자의 파산·강제집행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대손되어 회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손세액 = 대손금액 × 10/110’의 계산식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하 ‘대손세액’이라 한다)을 그 대손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의 매출세액에서 뺄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 위임에 따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제1호는, "법 제45조 제1항 본문에서 ‘파산·강제집행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소득세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및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에 따라 대손금(貸損金)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은 "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채무자의 파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회수할 없는 채권’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부터 제13호까지의 사유를 열거하고 있다. 그중 제8호는 "채무자의 파산, 강제집행, 형의 집행, 사업의 폐지, 사망, 실종 또는 행방불명으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이라고 정해져 있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이 여기서 말하는 ‘채무자의 파산…으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앞서 본 법령의 문언과 체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구조상 공통점과 차이점, 법인세법상 대손사유와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사유의 이동(異同), 부가가치세법령의 개정 연혁과 그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파산에 이르렀더라도 부가가치세의 발생 원인이 된 채권이 과연 ‘회수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지 여부는 ‘공급을 받은 자’(채무자)의 자산상황 및 지급능력, 구체적 거래 내용과 함께 공급받은 자가 파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공급하는 자’(채권자)에게 해당 매출채권에 관한 ‘사실상의 지출’을 할 수 있었는지, 이로써 ‘공급하는 자’가 당해 매출채권을 회수할 수 있었는지 여부(채권회수불능에 대한 회피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규범적으로 판단함이 마땅하다. 이때 당해 매출채권이 법인세법상 대손금으로 처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의 공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손세액 공제사유에 해당하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기본적으로 ‘공급하는 자’인 납세의무자가 부담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1) 부가가치세의 대손세액 공제를 규정한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은 ‘매출채권의 전부…가 공급을 받은 자의 파산…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대손되어 회수할 수 없는 경우’를 공제 요건으로 설정했다. 그 위임에 따른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78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소득세법 시행령과 함께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에 따라 대손금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을 대손세액 공제의 사유로 열거한다. 이처럼 부가가치세법령이 부가가치세액의 대손세액 공제 요건으로서 법인세법 시행령의 규정 사유를 원용하고 있는 법문언과 그 체계상, 원고의 주장처럼 채권의 회수불능 여부는 구체적인 거래내용과 그 후의 정황 등을 따져서 채무자의 자산상황, 지급능력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판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두7176 판결 등 참조)는 구체적·개별적 판단요소의 종합적 판단 방법을 제시한 법리가 이 사건에서도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보이기는 한다.
2) 다만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은 법인세법 제19조의2 제1항이 정하는 "채무자의 파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에 대해 "채무자의 파산, 강제집행, 형의 집행, 사업의 폐지, 사망, 실종 또는 행방불명으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제8호)이라고만 구체화했고, 그 이상의 구체적 요건은 제시하지 않는다. 이는 매출채권이 파산 등의 사유로 대손되어 회수할 수 없을 것을 요건으로 삼는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의 규정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법인세법상 대손사유와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사유가 원고의 주장처럼 완전히 동일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등에 관해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법인세법상 대손금과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는 하나의 거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대손사유와 대손세액공제 사유는 동일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계획인가 결정에 따라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경우 매출채권 장부가액과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시가 차액은 법인세법상 대손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대손세액 공제를 인정하고 있다(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제2호). 또한 법인세법상 결산조정사항인 대손금의 경우 납세자가 손금산입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3항 제2호),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는 법령에서 대손세액공제시기를 획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2항). 이로 인해 법인세법상 대손금의 손금산입시기와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공제시기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4) 일반적·전면적으로 법인세법상 대손사유와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공제사유가 일치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리를 정면으로 판시한 판례는 아직 찾기 어려운 반면, 학설상으로는 법적용상 혼란을 막기 위해 양자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등의 긍정설 과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사유는 법인세법·소득세법에 종속되어 실제로 법인세나 소득세 계산 시에 대손금으로 인정될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등의 부정설 이 대립되고 있다.
양 견해에 모두 나름의 타당성이 있지만, 채권(매출채권)의 회수가능성 등이 문제된 이 사건에서는 그 회수가능성 즉 "회수할 수 없는 채권"이라는 법문언이 법인세법과 부가가치세법이라는 양 법률의 해석에서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부가가치세법의 모델이 된 독일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는 대손세액 공제에 관해 ‘과세관청은 납세의무자가 지급받은 금액보다 큰 금액을 징수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서 소득과세(법인세법)와 소비과세(부가가치세법)는 상이한 목적을 추구하므로 회수불가능성(Uneinbringlichkeit)을 소비과세의 독자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는 논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소비세의 성격상 ‘공급하는 자’의 측면에서는 ‘실제로 받은 대가’를 기초로 한다는 현상과세원칙(채권회수가 불능으로 된 경우에까지 공급하는 자에게 부가가치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부가가치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5) 따라서 부가가치세 대손세액의 공제 여부를 논할 때에는 앞서 본 현상과세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 공급받는 자가 행하는 ‘사실상의 지출’이 중요하다. 부가가치세가 본래 실질적 소득이 아닌 형식적 거래의 외형을 포착하여 과세·징수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는데(부가가치세 거래징수에 관한 권리확정주의 내지는 부가가치세법 제31조가 정하는 ‘거래징수의 원칙’) 매출채권의 공급가액을 회수하지 못한 공급자에게 공급받은 자의 몫인 부가가치세액까지 부담시키면 너무 가혹하다는 고려에서 예외적으로 대손세액 공제를 인정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법 제45조의 취지인 이상, 위와 같은 현상과세원칙 내지 거래징수의 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공급을 받은 자(채무자)의 파산에 앞서 공급을 받은 자가 당해 매출채권에 관한 ‘사실상 지출’이 과연 불가능했는가, 이로써 공급하는 자(채권자)의 입장에서는 그 채권 회수의 가능성이 있었는가(채권 회수 불능이라는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는가) 하는 사정들을 신중하게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6) 이와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면, 법인세법상 해당 채권이 대손금으로 처리되었다는 사정만 들어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의 공제사유에도 해당한다고 곧바로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대손세액 공제사유의 규정은 조세의 감면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 공제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측(공급하는 자 내지 납세의무자)에서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
4.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들, 갑 제19, 21, 26,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추론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3항 기재 법령·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이 부가가치세법 제4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제1호,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8호에서 말하는 ‘채무자의 파산…으로 회수할 수 없는 채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공사대금 회수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외 회사가 선행대출의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900억 원을 변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① 선행대출금 채무를 대위하여 대주단에 변제를 하는 방안(이른바 ‘시행사 즉시청산 방안’)과 ② 이 사건 대여를 함으로써 소외 회사가 분양업무 등의 시행을 계속하게 하여 이로써 발생하는 추가 수입으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 등을 회수하는 방안(이른바 ‘시행사 회생 방안’)이 있었는데, 원고가 회수금액을 극대화하는 시행사 회생 방안을 선택했고 그 결과 484억 원을 지급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 공사대금 회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실·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일부라도 회수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했다거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 전부의 회수불능이라는 결과를 회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1) 원고는 이 법원에서의 변론 중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추가 대출약정 당시의 상황에서는 원고가 시행사 즉시청산 방안 대신 시행사 회생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변제충당은 시행사 회생 방안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행사 회생 방안과 같은 플랜을 선택한 이유가 결국 이 사건 사업에 들인 원고의 투자금액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음은 원고 스스로 진술하는 것이고, 이러한 투자금액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추가대출 약정 당시 전혀 지급받지 못했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액이었다. 그런데 원고는 추가대출 약정에 포함된 변제충당 관련 합의를 통해, 그 이후에 현실적으로 발생했던 484억 원의 수입을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충당하는 방안을 스스로 포기하였다. 소외 회사에 대한 2014년 ~ 2017년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업 외에 다른 수입원이 없었고 계속하여 채무초과 또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으므로, 분양수입 외에 달리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점은 이 사건 대여 당시에도 명백했다. 그런데 원고는 그와 같은 추가적 분양수입이 들어올 경우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보다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을 선순위로 하여 변제충당하는 약정을 맺었던 것이다.
2) 시행사 회생 방안을 통해 추가 분양 등으로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소외 회사가 그 수입을 통해 원고에게 ‘사실상 지출’할 수 있었던 급부를 본래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액보다 우선하여 이 사건 대여금 채권액에 충당하기로 함으로써, 이후 그 급부가 현실적으로 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액은 여전히 (적어도 원고의 회계장부상으로는) 전액 대손상각 처리되는 결과가 되었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부가가치세법 제31조가 정하는 ‘거래징수의 원칙’ 내지 전단계 매입세액공제 제도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법 제45조가 정하는 대손세액 공제 특례 규정의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3) 그러므로 ‘공급을 받은 자’가 ‘사실상의 지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 즉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원고가 임의로 이를 포기한 것이 추가대출 약정 내지 이에 따른 이 사건 변제충당의 실질이라고 파악되는 이상, 법인세법상 대손금 해당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객관적·규범적 관점에서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 내지는 그 채권의 회수 불능이라는 사태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4) 원고가 ‘선택’했다는 시행사 회생 방안이 추가대출 약정 당시에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었는지 여부와 같은 사정은, 이러한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설령 시행사 회생 방안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었다고 보더라도, 이에 따라 원고가 추가적으로 피고에게 신용을 공여하는 내용의 추가대출 약정 단계에서 그 이전까지의 이 사건 신탁계약 등에 명시된 조건과 달리, 민법상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와도 전혀 다르게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을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충당하는 내용으로 정해야 할 논리필연적 이유는 찾기 어렵다(아래 나, 다.항 참조). 즉 ‘시행사 회생 방안을 선택해야 했다’는 명제로부터 ‘그러므로 이 사건 변제충당과 같은 내용의 합의충당을 해야 했다’는 명제가 직결되지 않는다.
5) 이 사건 변제충당에 관해 원고는, 추가대출 약정 단계에 이르면 원고가 종전의 ‘사업채권자’에서 ‘금융채권자’로 사실상 지위가 변동되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변제순위를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보다 선순위로 두는 약정을 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속하는 것(어떤 ‘금융채권자’라 해도 추가대출로 인한 채권액의 우선 변제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취지로도 변론하였다. 그렇지만 적어도 법적 관점에서는, ‘사업채권자’와 ‘금융채권자’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적 자치의 원칙 하에서 납세의무자가 최선의 경영적 해결 방안을 도출해 어떠한 법률행위 내지는 과세요건(내지는 과세 감면)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이르렀다면, 세법은 그 방안에 따라 발생하는 조세의 부과·감면 등과 같은 법률효과를 부여할 뿐이다. 이 사건 기록상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변제충당과 같은 약정을 맺은 사실적·경제적 이유에 대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의 공제를 염두에 두었다는 사정만이 엿보일 뿐이다. 원고는 이 사건 대여금이 후순위에 놓일 경우 장래 양도가액이 낮게 책정될 위험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실제로 원고가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을 양도하고자 한 정황은 이 사건 기록에서 찾기 어렵다.
6) 이에 관해 원고는, 이 사건 변제충당과 같은 합의(사법적으로 유효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세법적으로 이를 부인한다면 시행사 회생 방안 대신 시행사 즉시 청산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시행사 즉시 청산 방안을 선택했다면, 원고가 선행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결과로 소외 회사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행사함에 있어 변제자 대위 등에 따라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결과가 되고, 이는 대손세액 공제 제도의 취지나 조세중립성 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하지만 원고가 어떤 방안을 선택했든 간에, 원고는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을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보다 선순위에 두는 약정을 함으로써 스스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의 회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러한 경우까지 대손세액 공제의 대상으로 포섭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법상 대손세액 공제 제도의 취지라고 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대로이다.
아울러 이처럼 ‘시행사 회생 방안’과 ‘시행사 즉시 청산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와, ‘시행사 회생 방안’에 따른 추가적인 분양 수입으로 채무가 일부 변제되었을 때 그 채무액을 어떤 채권에 변제충당할 것인지의 문제 사이에 별다른 논리필연적 관계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이 조세중립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변제충당이 3자간 합의에 의한 것이라거나, 다른 금융기관의 요구에 따라 체결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원고, ☆☆☆ 등 금융기관과 ▽▽▽ 유한회사가 체결한 추가대출 약정서에는 수익권의 우선순위[자산담보부 대출약정서(갑 제5호증) 제9조 제1항] 또는 자금집행의 순서[기초자산 대출약정서(갑 제6호증) 제8조 제2항] 등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원고의 이 사건 대여금과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은 모두 다른 금융기관보다 후순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대여금 또는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어느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지는 오로지 원고의 이해관계만이 문제 된다. 달리 다른 금융기관이 원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을 우선 변제받아야 한다고 요구한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없다.
다. 원고는 다시,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다른 대출금보다 후순위로 변제받도록 정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 사건 대여금보다도 후순위로 변제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추가대출, 이 사건 대여금은 모두 선행대출을 변제하기 위한 것이므로 선행대출의 소멸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정한 자금집행 순서는 어디까지나 선행대출에 관한 것이므로, 추가대출과 이 사건 대여금의 집행에 있어서 이에 구속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후순위로 집행하는 것으로 정했다는 사정만 들어, 추가대출과 이 사건 대여금의 집행도 마찬가지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대출 약정에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과 달리 새로운 우선수익권의 설정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신탁계약이나 선행대출과 관련된 약정에서 원고의 공사비 채권이 후순위 채권으로 다른 대여금 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가능성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대여금보다 우선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5. 결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다. 그러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무신(재판장) 김승주 조찬영
사건번호
2024누34537
부가가치세경정거부처분취소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