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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트 판례검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사건번호

2022도17089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 법원대법원
📁 사건종류형사
📅 선고일자2024-12-12
⚖️ 판결유형판결

📌 판시사항


[1]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에 따른 예방 조치 행정명령이 위법한 처분으로 인정되는 경우, 이를 위반한 행정명령의 상대방에게 같은 법 제80조 제7호 위반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행정작용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 위법한지 여부(원칙적 적극)

[2] 甲 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을 우려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3단계 격상 행정명령’을 통해 10일간 ‘1인 시위 외 집회 금지’를 공고했음에도 피고인들이 ‘생활임금 보장, 고객센터 직영화,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서 시위를 함으로써 위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를 위반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행정명령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려워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큰데도, 위헌 또는 위법하지 않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3인
【원심판결】 춘천지법 2022. 12. 9. 선고 2022노7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
원주시장은 2021. 7. 22.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고 한다)의 확산을 우려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3단계 격상 행정명령’(원주시 공고 제2021-2159호, 이하 ‘이 사건 행정명령’이라고 한다)을 통해 2021. 7. 23.부터 2021. 8. 1.까지 ‘1인 시위 외 집회 금지’를 공고하였다. 피고인들은 원주시 건강로 32에 있는 건강보험공단 부근에 모여 집회를 하기로 순차 또는 상호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함께 2021. 7. 30. 12:30경부터 같은 날 14:30경까지 위 건강보험공단 정문 앞 회전교차로에서, 2021. 7. 23. 00:00부터 2021. 8. 1. 24:00까지 1인 시위 외 집회를 금지한 이 사건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생활임금 보장, 고객센터 직영화,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서 시위(이하 ‘이 사건 집회’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 사건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를 위반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행정명령이 위헌 또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고 한다) 제49조 제1항에 따른 예방 조치 행정명령의 상대방이 이를 위반한 경우, 그로 인하여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에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행정명령이 적법해야 하고, 행정명령이 당연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위법한 처분으로 인정되는 한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도2841 판결,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3도12793 판결 등 참조).
비례의 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서 당연히 파생되는 헌법상의 기본원리로서,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된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에 따른 침해가 수단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행정작용은 원칙적으로 위법하고, 이는 행정기본법 제10조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2) 인정 사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2021. 7. 22. 자로 이 사건 행정명령이 발표된 후 이 사건 집회 시점까지 원주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고, 그 직전인 2021. 7. 초순경부터 수도권에서 신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기 시작하는 등 이른바 ‘4차 대유행’의 위험이 경고되던 중이었다.
나)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1. 7. 18.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도 ‘2021. 7. 19.부터 2주간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비수도권 사적모임 제한 조정방안’을 발표하였다.
다) 원주시장은 2021. 7. 22. 11:00 긴급 브리핑을 열어 전날 13명에 이어 브리핑 시점까지 14명이 추가로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강원 지역과 원주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나들고 있음을 밝히며, 2021. 7. 23.부터 2021. 8. 1.까지 원주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되 집회는 4단계를 적용하여 1인 시위만을 허용하는 내용 등의 이 사건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3)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행정명령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크다.
가) 이 사건 행정명령은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원주시장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사람이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집회의 금지를 선택한 것이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나) 그러나 이 사건 행정명령은 그러한 행정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 중 가능한 한 최소한의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1)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집회참가자 수의 제한, 집회 대상과의 거리 제한, 집회 방법·시기·소요 시간의 제한 등과 같은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13846 판결, 헌법재판소 2018. 6. 28. 2015헌가28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이 사건 행정명령 당시 원주시에는 2021. 7. 15.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고 있어 집회의 경우에는 10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되었고, 기본방역수칙으로 출입자명부 작성·관리, 출입자 증상확인, 마스크 착용, 단계별 기준에 따른 밀집도 완화 등이 적용되고 있었다. 원주시는 2021. 7. 23.부터 한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였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상 이 단계에서 집회는 모임이나 행사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조건 아래 허용된다. 즉, 집회에는 ‘50인 이상 금지’ 기준이 적용되어 50인 미만의 집회가 허용되고, 그외 모임의 경우에는 4명까지 가능하며, 50인 이상의 행사가 금지된다. 그럼에도 원주시장이 이 사건 행정명령에서 모임이나 행사 등과 구별하여 집회에 대하여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여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집회가 다른 모임이나 행사와 달리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의 예방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정한 예방 조치만으로는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부족하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원주시에서 모든 집회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해야 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볼 만한 객관적·합리적 자료를 찾기 어렵다.
(3) 코로나19는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옥외집회는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개최되어 비산하는 비말의 농도가 낮을 수밖에 없고, 실내와 달리 충분한 거리두기가 비교적 용이하므로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성이 실내 활동보다 덜하다. 그런데도 원주시장이 이 사건 행정명령에서 집회를 제외한 나머지 ‘여러 사람의 집합’에 대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을 적용하여 실내에서 개최되는 50인 미만의 일반적인 행사나 축제 등은 허용하면서도, 옥외에서 개최되는 집회에 대해서만 전면 금지를 명한 것은 비례성을 갖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4) 2021. 2.경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이래 전국적으로 백신의 접종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 이에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서는 2021. 7. 1.부터 ‘예방접종 완료자’를 사적모임을 포함한 집합, 모임, 행사 인원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코로나19 치료제가 2020. 7.경 처음으로 수입품목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었고, 이후 여러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사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5) 이상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주시장은 방역활동에 따라 축적된 경험과 정보에 따라 단계별 수칙을 세분하여 집회의 장소, 시간, 규모, 방법 등을 적절히 제한하거나 참여자 간 간격 유지, 구호 제창 금지, 취식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집회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행정명령은 그러한 충분한 고려 없이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대한 어떠한 예외도 두지 않은 채 원주시 전역에서의 모든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나아가 이 사건 행정명령으로 발생한 피고인들의 집회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이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을 능가하는 것인지 본다. 원주시장이 이 사건 행정명령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이것이 공익으로서 중요한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밀폐되지 아니한 옥외 공간에서 열리는 집회의 특성에 더하여 집회 시 100인의 인원 제한, 출입자명부 작성·관리, 출입자 증상확인,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 준수 등 이미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시행 중이었고 이를 통하여 모임과 행사 등의 경우 일정한 조건 아래 허용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에 더하여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감염병 확산 방지의 공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와 비교하여 볼 때, 이 사건 행정명령은 어떠한 예외도 두지 아니하고 모든 옥외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피고인들의 집회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한 것이어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
4) 소결론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행정명령이 위헌 또는 위법하지 않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집회의 자유, 비례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제2, 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에 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의 의미, 미신고 집회 주최로 인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감염병예방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 1의 경우 위 파기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영준(재판장) 오경미(주심)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