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25도5236
횡령·사전자기록등위작교사·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교사·사전자기록등위작·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
📌 판시사항
[1] 횡령죄에서 재물의 보관은 위탁관계에 기인할 것을 요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탁관계의 발생 원인 / 횡령죄에서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로 인한 것임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2] 항소심이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상고하지 아니한 경우, 상고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의 파기 범위(=무죄 부분)
📄 판례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오 외 2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25. 4. 1. 선고 2024노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망(亡) 공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4. 4. 26.경 서울 중랑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서 사찰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피고인 1은 2016년경부터 망인의 상좌로 ‘(사찰명 생략)’에서 지내오다가 망인의 사망 이후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 취임한 사람이며, 피고인 2는 2000년경부터 ‘(사찰명 생략)’의 원주로서 망인의 지시에 따라 망인 명의 ○○은행 계좌(이하 ‘이 사건 망인 계좌’라 한다)를 관리하였던 사람이다.
망인이 2022. 3. 22.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자, 피고인들은 피고인 2가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을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 공소외 2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음에도, 계좌의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이를 임의로 출금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22. 3. 23. 09:36경 서울 중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은행 △△△지점’에 함께 방문하여, 피고인 2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 중 1,5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여 피고인 1에게 건네주고, 2억 3,500만 원을 피고인 1 명의 ○○은행 계좌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2가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던 돈 합계 2억 5,000만 원을 횡령하였다.
2. 원심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에 대한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횡령죄에서의 재물의 보관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위탁관계는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횡령죄에 관해서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로 인한 것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는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위탁관계에 의하여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계약관계나 명시적인 위탁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자가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1)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으로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연결된 통장, 현금카드, 망인의 도장 등을 보유하면서 계좌에 입금된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
2) 망인이 2022. 3. 22.경 사망함에 따라 상속인인 피해자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상속하였다.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에 따라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서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원심판단과 같이 망인의 사망으로 피고인 2와 망인 사이의 위임이 종료되었다고 보더라도, 피고인 2로서는 민법 제684조 제1항에 따라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등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다64432 판결 참조), 피해자와 형법상 위탁관계까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그럼에도 피고인 2는 망인이 사망한 다음 날인 2022. 3. 23.경 피고인 1과 함께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 중 합계 2억 5,000만 원을 출금하거나 개인계좌로 이체하는 등으로 처분하였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
다. 소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횡령죄의 위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 범위
원심이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그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상고하지 아니한 경우, 그 유죄 부분은 상소기간의 도과로 확정되는 것이므로 무죄 부분의 상고가 이유 있는 경우에도 그 무죄 부분만이 파기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 등 참조).
5.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오석준 노경필(주심) 이숙연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오 외 2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25. 4. 1. 선고 2024노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망(亡) 공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4. 4. 26.경 서울 중랑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서 사찰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피고인 1은 2016년경부터 망인의 상좌로 ‘(사찰명 생략)’에서 지내오다가 망인의 사망 이후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 취임한 사람이며, 피고인 2는 2000년경부터 ‘(사찰명 생략)’의 원주로서 망인의 지시에 따라 망인 명의 ○○은행 계좌(이하 ‘이 사건 망인 계좌’라 한다)를 관리하였던 사람이다.
망인이 2022. 3. 22.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자, 피고인들은 피고인 2가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을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 공소외 2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음에도, 계좌의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이를 임의로 출금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22. 3. 23. 09:36경 서울 중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은행 △△△지점’에 함께 방문하여, 피고인 2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 중 1,5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여 피고인 1에게 건네주고, 2억 3,500만 원을 피고인 1 명의 ○○은행 계좌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2가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던 돈 합계 2억 5,000만 원을 횡령하였다.
2. 원심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에 대한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횡령죄에서의 재물의 보관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위탁관계는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횡령죄에 관해서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로 인한 것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는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위탁관계에 의하여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계약관계나 명시적인 위탁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자가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1)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으로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연결된 통장, 현금카드, 망인의 도장 등을 보유하면서 계좌에 입금된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
2) 망인이 2022. 3. 22.경 사망함에 따라 상속인인 피해자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상속하였다.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에 따라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서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원심판단과 같이 망인의 사망으로 피고인 2와 망인 사이의 위임이 종료되었다고 보더라도, 피고인 2로서는 민법 제684조 제1항에 따라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등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다64432 판결 참조), 피해자와 형법상 위탁관계까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그럼에도 피고인 2는 망인이 사망한 다음 날인 2022. 3. 23.경 피고인 1과 함께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 중 합계 2억 5,000만 원을 출금하거나 개인계좌로 이체하는 등으로 처분하였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
다. 소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횡령죄의 위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 범위
원심이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그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상고하지 아니한 경우, 그 유죄 부분은 상소기간의 도과로 확정되는 것이므로 무죄 부분의 상고가 이유 있는 경우에도 그 무죄 부분만이 파기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 등 참조).
5.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오석준 노경필(주심)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