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제련사업을 영위하는 甲 주식회사는 정관에서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이 가능한 경우의 하나로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 甲 회사가 미합중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乙 외국법인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을 하자, 甲 회사의 최대주주로 甲 회사 경영진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丙 주식회사가 위 신주발행에 상법 및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이 가능한 경우로 정한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乙 외국법인은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신주발행은 甲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임이 인정되나, 乙 외국법인은 甲 회사가 출자에 참여한 합작법인이 아니어서 甲 회사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신주발행은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사건번호
2024가합52067
신주발행무효의소
📌 판시사항
📋 판결요지
비철금속 제련사업을 영위하는 甲 주식회사는 정관에서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이 가능한 경우의 하나로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 甲 회사가 미합중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乙 외국법인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을 하자, 甲 회사의 최대주주로 甲 회사 경영진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丙 주식회사가 위 신주발행에 상법 및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이 가능한 경우로 정한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乙 외국법인은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한 사안이다.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甲 회사 정관은 위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甲 회사로부터 자문을 의뢰받은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가 甲 회사에 3대 친환경 신사업(2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 신재생·그린수소 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전략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甲 회사가 3대 친환경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하여 사업 제휴 등을 시도하여 왔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신주발행은 甲 회사가 기존에 영위하는 비철금속 제련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신사업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계획하에 乙 외국법인 등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甲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임이 인정되나, 甲 회사의 정관에서 주주 배정의 예외로서 규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은 ‘甲 회사가 출자에 참여하여 외국법에 의하여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데, 乙 외국법인은 甲 회사가 출자에 참여한 합작법인이 아니어서 甲 회사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신주발행은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이다.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甲 회사 정관은 위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甲 회사로부터 자문을 의뢰받은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가 甲 회사에 3대 친환경 신사업(2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 신재생·그린수소 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전략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甲 회사가 3대 친환경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하여 사업 제휴 등을 시도하여 왔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신주발행은 甲 회사가 기존에 영위하는 비철금속 제련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신사업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계획하에 乙 외국법인 등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甲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임이 인정되나, 甲 회사의 정관에서 주주 배정의 예외로서 규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은 ‘甲 회사가 출자에 참여하여 외국법에 의하여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데, 乙 외국법인은 甲 회사가 출자에 참여한 합작법인이 아니어서 甲 회사 정관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신주발행은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이다.
📄 판례 전문
【원고(탈퇴)】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 외 1인)
【원고승계참가인】 유한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 외 1인)
【피 고】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상 외 4인)
【변론종결】2025. 4. 25.
【주 문】
1. 피고가 2023. 9. 13.에 한 액면금 5,000원의 보통주식 1,045,430주의 신주발행을 무효로 한다.
2. 소송비용은 승계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아연괴, 황산 부산물 등을 제련·판매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아연괴와 그 부산물 및 비철금속 화합물 등을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인 2024. 2. 8. 기준 피고의 보통주식 5,258,797주(발행주식 총수 20,908,588주의 약 25.1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갑 제3호증).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중인 2025. 3. 7.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피고 주식 5,262,450주(발행주식 총수 20,703,283주의 약 25.42%)를 현물출자하여 원고가 100% 지분을 가지는 원고승계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2025. 4. 14.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원고는 2025. 4. 25. 이 사건 소송에서 탈퇴하였다.
나. 피고의 1차 신주발행 및 자기주식 처분
1) 피고 이사회는 2022. 8. 5. ◇◇◇ Corp.(변경 전 상호 ☆☆☆ Corp.,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였고, 소외 1 회사는 2022. 8. 18. 신주인수대금의 납입을 완료하여 2022. 8. 19. 신주 993,158주(5%)를 취득하였다(갑 제4호증의 1, 2, 이하 ‘1차 신주발행’이라 한다).
2) 피고는 2022. 11. 24. 당시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1,195,760주(6.01%) 전부를 주식회사 ▽▽▽, 주식회사 ◎◎, ◁◁◁ Limited, ▷▷▷ Investment Management, ♤♤♤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각 생략한다) 등 5개사에 처분하였다(갑 제5호증의 1).
3) 원고 및 그 특수관계인, 계열사(이하 ‘원고 측’이라 한다)는 1차 신주발행 이후인 2022. 9.경부터 원고 측의 지분 방어를 위하여 피고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였고, 2022년 하반기 158,822주, 2023년 328,638주를 장내매수하였다. 피고의 전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소외 2 측(이하 ‘피고 경영진 측’이라 한다) 역시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를 통하여 2023년 239,323주를 매수하는 등 지분 경쟁에 돌입하였다.
다. 피고의 2차 신주발행
피고 이사회는 2023. 8. 30. 미합중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 LLC(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를 인수인으로 하여 피고 주식 1,045,430주(5%)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계약 체결 승인을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이라 한다). 소외 3 회사는 2023. 9. 12.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함으로써 2023. 9. 13. 별지 기재와 같은 신주발행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갑 제7호증의 1, 2, 이하 ‘이 사건 신주’ 및 ‘이 사건 신주발행’이라 한다).
라. 피고의 정관 내용
피고의 정관 중 제3자 배정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7조(신주인수권)① 본 회사의 주주는 신주발행에 있어서 그가 소유한 주식 수에 비례하여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포기 또는 상실하거나 신주배정에서 단주가 발생하는 경우에 그 처리방법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② 이사회는 제1항 본문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로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1.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신주를 모집하거나 인수인에게 인수하게 하는 경우2.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일반공모증자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3.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주식예탁증서(DR)발행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4.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제17조의2(일반공모증자 등)① 본 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상법 및 관계 법령이 규정하는 방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일반공모증자방식에 의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② 본 회사는 액면총액이 400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③ 제1항 및 제2항의 방식에 의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에는 발행할 주식의 종류와 수 및 발행가격 등은 이사회의 결의로써 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신주발행은 다음과 같이 상법 및 피고 정관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가. 상법 제418조 제2항 위반
이 사건 신주발행은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을 실시하면서 ●●●그룹(●●● 주식회사 및 그 계열사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과의 전략적 사업제휴 및 중장기 사업계획 추진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를 주장하였으나, 피고가 주장하는 전략적 사업제휴를 위한 「사업제휴에 관한 기본합의서」(을 제19호증,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로서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진행되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피고는 상당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으며, 피고는 주주배정 방식의 신주발행, 사채발행 등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지 않는 다른 전략적 제휴 및 자금 조달 방안들에 대하여 전혀 검토한 바도 없다.
나.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17조의2 제2항 위반
피고 정관은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이사회 결의로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주발행에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합작법인’이란 둘 이상의 기업이 특정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자금 또는 기술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므로, 피고 정관에 규정된 ‘외국의 합작법인’은 피고가 당사자로 참여한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외국에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 사건 신주발행 대상인 소외 3 회사는 ●●● 주식회사(49.5%), ▲▲▲ 주식회사(20%) 및 ■■ 주식회사(30.5%, 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각 생략한다)가 출자하여 설립한 해외법인으로 피고가 위 법인 설립에 당사자로 참여한 바가 없으며, 국내 기업인 ●●● 및 그 계열사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위반하였다.
다. 피고에 대한 원고 측의 지배권 침해
피고 경영진 측은 원고 측의 피고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피고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2022. 8. 19. 소외 1 회사에 1차 신주발행을 하고, 2022. 11. 24. ▽▽▽, ◎◎ 등에 자기주식을 처분하였으며, 2023. 9. 13. 소외 3 회사에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하였는바, 소외 1 회사, ▽▽▽, ◎◎, 소외 3 회사 등은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주주로 간주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원고 측의 지분율은 2022. 6. 30. 기준 35.22%에서 2023. 9. 13. 기준 31.57%로 감소하였고, 피고 경영진 측 및 우호주주의 지분율은 2022. 6. 30. 기준 18.74%에서 2023. 9. 13. 기준 32.03%로 증가하여 원고 측의 지분율을 역전하였다.
3. 관련 법리
상법 제418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은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기존 주주에게 이를 배정하고 정관에 정한 경우에만 제3자에게 신주배정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그 사유도 신기술의 도입이나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정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가 위와 같은 사유가 없음에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 참조). 한편 신주발행을 사후에 무효로 하는 것은 거래의 안전을 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신주발행무효의 소에서 그 무효원인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나, 신주발행에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그것이 주식회사의 본질 또는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신주의 발행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02919 판결 참조).
4. 판단
가.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제17조의2 제2항은 위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가 문제 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4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측은 1차 신주발행 이후인 2022. 9.경부터 지분 방어를 위하여 피고 주식을 장내매수하기 시작하였고, 피고 경영진 측도 이에 대응하여 피고 주식을 매수하고 2022. 11. 24. 자기주식을 처분하여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 지분 경쟁에 돌입한 사실, 이 사건 신주발행 이후 원고는 2024. 3. 6. 이 사건 소를 제기하고 2024. 3. 19. 열린 피고의 정기주주총회에서 피고의 배당안에 대하여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한 사실, 피고는 2024. 4.경 원고와의 황산 취급대행 계약의 갱신거절 통지를 한 사실,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은 피고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이 사건 신주발행에 피고 경영진 측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사정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을 제4 내지 20, 24 내지 27, 43 내지 66, 69 내지 77, 106, 10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 및 소외 3 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가 기존에 영위하는 비철금속 제련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신사업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계획하에 소외 3 회사 및 ●●●그룹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의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고,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거나 임박한 상황이었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경영상 필요’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오로지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비철금속 수요의 둔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2021. 10.경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하 ‘BCG’라 한다)에 자문을 의뢰하였다. BCG는 피고에게 (i) 기존 제련사업에서 쌓아 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2차전지 소재 사업), (ii) 재활용 원료 사용 제련 경험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폐배터리 등 각종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고 니켈, 코발트, 리튬, 구리 등 원료를 추출하여 다시 제품 생산에 활용하며(자원순환 사업), (iii)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를 생산·판매하고 이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제련사업에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여 그린 아연 등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신재생·그린수소 사업) 3대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제시하였다(을 제5호증).
② 피고는 2020. 3. 17. 전해동박 제조·판매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회사 ◆◆◆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피고의 계열회사인 ★★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한다, 이후 피고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를 통하여 ▽▽▽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전구체의 생산을 위하여 2022. 5. 합작법인 ▼▼▼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2차전지 소재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자원순환 사업’과 관련하여 폐배터리 물량의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한편 ●●●그룹은 신사업 및 미래 전략 투자 목적으로 2022. 7. 미국 내 소외 3 회사를 설립하고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충족하는 배터리 핵심소재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었다.
③ 피고는 2021. 4.경 ●●●그룹에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관한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하였고, 2022. 9.경 ●●●그룹이 추진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용역 과제에 참여하였으며, 2023. 6. 12.경 ●●●그룹에 "피고(Recycler)"-"●●●(OEM)"-"Collector" 간의 3자 간 합작투자를 제안하는 등 폐배터리 재활용 및 2차전지 소재 사업에 관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23. 5.경 ●●●그룹에 비밀유지계약 초안을 전달하고, 회의를 거친 끝에 2023. 8. 30. 소외 3 회사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소외 3 회사, ●●●그룹과 이 사건 합의서(을 제19호증)를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는 2차전지 원재료 공급망 확보, 2차전지 중간재 소재 공급, 폐배터리 순환체계 구축 등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 관한 사업 제휴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처럼 이 사건 합의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제휴에 관한 기본적인 조건과 협력사항을 정하기 위한 기본 합의서이므로 이 사건 합의서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합의서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신주발행의 경영상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이 사건 합의서는 사업 제휴 항목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하여 상호 신의성실하게 협의하고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2년 이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유치한 투자금으로 자회사 ★★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는 위 자금을 (시설명 생략) 건설에 활용하였으며, 피고는 이후에도 ●●●그룹 측과 본 계약 체결을 위하여 구체적인 사업 조건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④ 소외 3 회사는 이 사건 신주를 인수하면서 피고 경영진 측과 의결권 공동행사에 관한 어떠한 약정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소외 3 회사는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무렵인 2025. 1. 23. 자 피고 임시주주총회 및 2025. 3. 28. 자 피고 정기주주총회에 불참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소외 3 회사가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주주라고 쉽사리 단정하기도 어렵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피고에게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 정관은 ‘자금조달의 긴급성’을 제3자 배정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여 ‘경영상 필요’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이 사건 신주발행이 ‘외국의 합작법인’에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주식회사의 정관은 이를 작성한 발기인뿐 아니라 회사의 기관, 정관 작성 이후 주식을 취득한 주주나 정관변경에 반대한 주주까지 구속한다는 점에서 그 법적 성질을 자치법규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다12437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0다258824 판결 등 참조).
나)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해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실정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석·적용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 방법을 추가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두44354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7, 36, 37호증, 을 제18, 19, 21 내지 23, 92 내지 9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소외 3 회사는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제17조의2 제2항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① 합작(合作)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기업을 경영함. 또는 그런 기업 형태’이고, ‘합작회사’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기업이 특정한 사업 목적을 위하여 공동으로 자금을 내어 설립한 회사’이다. 한편 국제사법 제30조는 ‘법인 또는 단체는 그 설립의 준거법에 따른다.’고 규정하여 법인의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설립 준거법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외국인투자 촉진법상 ‘외국법인’이란 외국의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을 의미한다(외국인투자 촉진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이를 종합하면 ‘외국의 합작법인’이란 ‘외국의 법률을 준거법으로 하여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고, 주주의 국적, 즉 출자기업이 국내법인인지 외국법인인지 여부를 고려할 것은 아니다.
② 다음으로 ‘외국의 합작법인’이 피고가 출자에 참여한 합작법인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문제 된다. 피고가 합작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해당 법인의 설립 형태가 합작법인인지 아닌지 여부는 피고 또는 피고 주주에게 있어 달리 볼 사정이 아니어서 이를 ‘합작법인’으로 한정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규정에서 주주배정의 예외로서 규정한 ‘합작법인’은 피고가 출자에 참여하여 외국법에 의하여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피고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합작투자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③ 사단법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이하 ‘사단법인’ 기재는 생략한다)는 1991. 8. 개정한 상장회사 표준정관의 주석에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는 방식의 예시로서 ‘외국의 합작법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고, 1998. 2. 17. 위 예시가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로 개정되면서 표준정관의 본문에 포함되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999. 2. 23. ‘외국의 합작법인’이란 ‘외국의 합작선(合作線)’이라는 일본식 표현의 변형으로 그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외국인투자 촉진법의 외국 투자가 개념을 원용하여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를 위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로 표준정관을 개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및 제17조의2 제2항은 1999. 2. 27. 상장회사 표준정관의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라는 문구를 차용하여 신설된 후 현재까지 개정이 되지 않은 것인데, 위와 같은 표준정관의 개정 연혁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은 피고가 외국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에 대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는 위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주발행을 하여 사업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되면 이로써 두 회사는 넓은 의미의 합작 관계에 있게 되므로, ‘외국의 합작법인’을 ‘합작의 상대방 법인(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는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한다.’는 ‘합작’ 개념을 내포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표준정관의 개정 경위만으로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을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로 해석할 수 없다(위 개정은 용어를 순화하기 위하여 단순히 표현만을 대체한 것이라기보다는 제3자 배정의 예시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본 ‘합작’ 및 ‘합작회사’의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보면 ‘합작법인’은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고, ‘합작선’의 사전적 의미는 ‘힘을 합하여 함께 일하는 관계’로 합작법인과는 의미가 상이하므로, ‘합작법인’이 합작선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합작투자계약의 상대방 법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이 ‘합작의 상대방 회사(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를 의미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실제로 LG전자 주식회사의 경우 2000. 11.경 신주발행에 앞서 ‘외국의 합작법인’에서 ‘외국의 합작투자의 상대방 법인’으로 정관을 개정하였고, 다른 상장회사들의 경우 제3자 배정의 대상을 ‘외국의 합작법인’, ‘외국투자자’, ‘외국법인’, ‘국내외투자자’ 등 필요에 따라 달리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피고는 표준정관 개정에도 불구하고 정관에 ‘외국의 합작법인’ 문구를 그대로 두고 있는바 이를 표준정관에 따른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로 해석하는 것이 피고의 의사나 정관에 맞는다고 보기 어렵고, 주주 배정 원칙의 예외인 제3자 배정 사유로서 ‘외국의 합작법인’ 해석을 피고 주장과 같이 광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④ 또한 피고는, ‘외국의 합작법인’을 피고가 설립에 참여한 합작법인으로 해석할 경우 주식의 상호보유 및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상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2조 제16호는 순환출자를 ‘세 개 이상의 계열출자로 연결된 계열회사 모두가 계열출자회사 및 계열출자대상회사가 되는 계열출자 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2조 제1항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계열회사에 대하여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외국의 합작법인’을 피고가 설립에 참여한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해석하더라도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순환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순환출자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외국의 합작법인’ 해석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신주발행회사가 합작법인 지분 100분의 50 이하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342조의2의 제한을 받지 않고, 합작법인의 형태가 주식회사가 아닌 경우에도 상법 제342조의2, 제369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주식의 취득과 해당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경우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합작법인에 대한 신주발행이 상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기존 주주의 의결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위와 같은 신주발행 방식을 예정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⑤ 피고는 1차 신주발행 당시에도 피고가 합작에 참여하지 않은 소외 1 회사에 대하여 제3자 배정이 이루어졌으나 원고 측을 비롯한 피고 주주들이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정관은 정관 작성 이후 주식을 취득한 주주에 대하여도 구속력을 가지는 자치법규로서 이를 해석할 때에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식에 의하여야 하므로, 1차 신주발행 당시 피고의 이사들 및 기존 주주들이 ‘외국의 합작법인’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주관적 인식을 규범의 의미 해석에 반영할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상법 제418조는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주 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에만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은 이와 같은 취지를 반영하여 제3자 배정의 대상을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한정하였다. 그렇다면 ‘외국의 합작법인’이 아닌 소외 3 회사에 이루어진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5. 결론
참가인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목록: 생략
판사 최욱진(재판장) 김민지 김나정
【원고승계참가인】 유한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 외 1인)
【피 고】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상 외 4인)
【변론종결】2025. 4. 25.
【주 문】
1. 피고가 2023. 9. 13.에 한 액면금 5,000원의 보통주식 1,045,430주의 신주발행을 무효로 한다.
2. 소송비용은 승계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아연괴, 황산 부산물 등을 제련·판매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아연괴와 그 부산물 및 비철금속 화합물 등을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인 2024. 2. 8. 기준 피고의 보통주식 5,258,797주(발행주식 총수 20,908,588주의 약 25.1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갑 제3호증).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중인 2025. 3. 7.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피고 주식 5,262,450주(발행주식 총수 20,703,283주의 약 25.42%)를 현물출자하여 원고가 100% 지분을 가지는 원고승계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2025. 4. 14.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원고는 2025. 4. 25. 이 사건 소송에서 탈퇴하였다.
나. 피고의 1차 신주발행 및 자기주식 처분
1) 피고 이사회는 2022. 8. 5. ◇◇◇ Corp.(변경 전 상호 ☆☆☆ Corp., 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였고, 소외 1 회사는 2022. 8. 18. 신주인수대금의 납입을 완료하여 2022. 8. 19. 신주 993,158주(5%)를 취득하였다(갑 제4호증의 1, 2, 이하 ‘1차 신주발행’이라 한다).
2) 피고는 2022. 11. 24. 당시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1,195,760주(6.01%) 전부를 주식회사 ▽▽▽, 주식회사 ◎◎, ◁◁◁ Limited, ▷▷▷ Investment Management, ♤♤♤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각 생략한다) 등 5개사에 처분하였다(갑 제5호증의 1).
3) 원고 및 그 특수관계인, 계열사(이하 ‘원고 측’이라 한다)는 1차 신주발행 이후인 2022. 9.경부터 원고 측의 지분 방어를 위하여 피고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였고, 2022년 하반기 158,822주, 2023년 328,638주를 장내매수하였다. 피고의 전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소외 2 측(이하 ‘피고 경영진 측’이라 한다) 역시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를 통하여 2023년 239,323주를 매수하는 등 지분 경쟁에 돌입하였다.
다. 피고의 2차 신주발행
피고 이사회는 2023. 8. 30. 미합중국 델라웨어주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 LLC(이하 ‘소외 3 회사’라 한다)를 인수인으로 하여 피고 주식 1,045,430주(5%)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계약 체결 승인을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이라 한다). 소외 3 회사는 2023. 9. 12.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함으로써 2023. 9. 13. 별지 기재와 같은 신주발행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갑 제7호증의 1, 2, 이하 ‘이 사건 신주’ 및 ‘이 사건 신주발행’이라 한다).
라. 피고의 정관 내용
피고의 정관 중 제3자 배정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7조(신주인수권)① 본 회사의 주주는 신주발행에 있어서 그가 소유한 주식 수에 비례하여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포기 또는 상실하거나 신주배정에서 단주가 발생하는 경우에 그 처리방법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② 이사회는 제1항 본문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로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1.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신주를 모집하거나 인수인에게 인수하게 하는 경우2.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일반공모증자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3. 상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주식예탁증서(DR)발행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4.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제17조의2(일반공모증자 등)① 본 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상법 및 관계 법령이 규정하는 방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일반공모증자방식에 의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② 본 회사는 액면총액이 400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③ 제1항 및 제2항의 방식에 의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에는 발행할 주식의 종류와 수 및 발행가격 등은 이사회의 결의로써 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신주발행은 다음과 같이 상법 및 피고 정관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가. 상법 제418조 제2항 위반
이 사건 신주발행은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을 실시하면서 ●●●그룹(●●● 주식회사 및 그 계열사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과의 전략적 사업제휴 및 중장기 사업계획 추진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를 주장하였으나, 피고가 주장하는 전략적 사업제휴를 위한 「사업제휴에 관한 기본합의서」(을 제19호증,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로서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진행되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피고는 상당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으며, 피고는 주주배정 방식의 신주발행, 사채발행 등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지 않는 다른 전략적 제휴 및 자금 조달 방안들에 대하여 전혀 검토한 바도 없다.
나.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17조의2 제2항 위반
피고 정관은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이사회 결의로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주발행에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합작법인’이란 둘 이상의 기업이 특정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자금 또는 기술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므로, 피고 정관에 규정된 ‘외국의 합작법인’은 피고가 당사자로 참여한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외국에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 사건 신주발행 대상인 소외 3 회사는 ●●● 주식회사(49.5%), ▲▲▲ 주식회사(20%) 및 ■■ 주식회사(30.5%, 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각 생략한다)가 출자하여 설립한 해외법인으로 피고가 위 법인 설립에 당사자로 참여한 바가 없으며, 국내 기업인 ●●● 및 그 계열사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위반하였다.
다. 피고에 대한 원고 측의 지배권 침해
피고 경영진 측은 원고 측의 피고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피고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2022. 8. 19. 소외 1 회사에 1차 신주발행을 하고, 2022. 11. 24. ▽▽▽, ◎◎ 등에 자기주식을 처분하였으며, 2023. 9. 13. 소외 3 회사에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하였는바, 소외 1 회사, ▽▽▽, ◎◎, 소외 3 회사 등은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주주로 간주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원고 측의 지분율은 2022. 6. 30. 기준 35.22%에서 2023. 9. 13. 기준 31.57%로 감소하였고, 피고 경영진 측 및 우호주주의 지분율은 2022. 6. 30. 기준 18.74%에서 2023. 9. 13. 기준 32.03%로 증가하여 원고 측의 지분율을 역전하였다.
3. 관련 법리
상법 제418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은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기존 주주에게 이를 배정하고 정관에 정한 경우에만 제3자에게 신주배정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그 사유도 신기술의 도입이나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정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가 위와 같은 사유가 없음에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 참조). 한편 신주발행을 사후에 무효로 하는 것은 거래의 안전을 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신주발행무효의 소에서 그 무효원인은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나, 신주발행에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그것이 주식회사의 본질 또는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신주의 발행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02919 판결 참조).
4. 판단
가.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제17조의2 제2항은 위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이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가 문제 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4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측은 1차 신주발행 이후인 2022. 9.경부터 지분 방어를 위하여 피고 주식을 장내매수하기 시작하였고, 피고 경영진 측도 이에 대응하여 피고 주식을 매수하고 2022. 11. 24. 자기주식을 처분하여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 지분 경쟁에 돌입한 사실, 이 사건 신주발행 이후 원고는 2024. 3. 6. 이 사건 소를 제기하고 2024. 3. 19. 열린 피고의 정기주주총회에서 피고의 배당안에 대하여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한 사실, 피고는 2024. 4.경 원고와의 황산 취급대행 계약의 갱신거절 통지를 한 사실,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은 피고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이 사건 신주발행에 피고 경영진 측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사정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을 제4 내지 20, 24 내지 27, 43 내지 66, 69 내지 77, 106, 10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 및 소외 3 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가 기존에 영위하는 비철금속 제련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신사업을 통하여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계획하에 소외 3 회사 및 ●●●그룹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의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고,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거나 임박한 상황이었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경영상 필요’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오로지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이 사건 신주발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비철금속 수요의 둔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2021. 10.경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하 ‘BCG’라 한다)에 자문을 의뢰하였다. BCG는 피고에게 (i) 기존 제련사업에서 쌓아 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2차전지 소재 사업), (ii) 재활용 원료 사용 제련 경험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폐배터리 등 각종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고 니켈, 코발트, 리튬, 구리 등 원료를 추출하여 다시 제품 생산에 활용하며(자원순환 사업), (iii)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를 생산·판매하고 이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제련사업에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여 그린 아연 등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신재생·그린수소 사업) 3대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제시하였다(을 제5호증).
② 피고는 2020. 3. 17. 전해동박 제조·판매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회사 ◆◆◆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피고의 계열회사인 ★★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한다, 이후 피고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를 통하여 ▽▽▽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전구체의 생산을 위하여 2022. 5. 합작법인 ▼▼▼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2차전지 소재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자원순환 사업’과 관련하여 폐배터리 물량의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한편 ●●●그룹은 신사업 및 미래 전략 투자 목적으로 2022. 7. 미국 내 소외 3 회사를 설립하고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충족하는 배터리 핵심소재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었다.
③ 피고는 2021. 4.경 ●●●그룹에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관한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하였고, 2022. 9.경 ●●●그룹이 추진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용역 과제에 참여하였으며, 2023. 6. 12.경 ●●●그룹에 "피고(Recycler)"-"●●●(OEM)"-"Collector" 간의 3자 간 합작투자를 제안하는 등 폐배터리 재활용 및 2차전지 소재 사업에 관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23. 5.경 ●●●그룹에 비밀유지계약 초안을 전달하고, 회의를 거친 끝에 2023. 8. 30. 소외 3 회사와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소외 3 회사, ●●●그룹과 이 사건 합의서(을 제19호증)를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는 2차전지 원재료 공급망 확보, 2차전지 중간재 소재 공급, 폐배터리 순환체계 구축 등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 관한 사업 제휴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처럼 이 사건 합의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제휴에 관한 기본적인 조건과 협력사항을 정하기 위한 기본 합의서이므로 이 사건 합의서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합의서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신주발행의 경영상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이 사건 합의서는 사업 제휴 항목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하여 상호 신의성실하게 협의하고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2년 이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유치한 투자금으로 자회사 ★★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는 위 자금을 (시설명 생략) 건설에 활용하였으며, 피고는 이후에도 ●●●그룹 측과 본 계약 체결을 위하여 구체적인 사업 조건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④ 소외 3 회사는 이 사건 신주를 인수하면서 피고 경영진 측과 의결권 공동행사에 관한 어떠한 약정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소외 3 회사는 원고 측과 피고 경영진 측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무렵인 2025. 1. 23. 자 피고 임시주주총회 및 2025. 3. 28. 자 피고 정기주주총회에 불참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소외 3 회사가 피고 경영진 측의 우호주주라고 쉽사리 단정하기도 어렵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신주발행 당시 피고에게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 정관은 ‘자금조달의 긴급성’을 제3자 배정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여 ‘경영상 필요’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이 사건 신주발행이 ‘외국의 합작법인’에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주식회사의 정관은 이를 작성한 발기인뿐 아니라 회사의 기관, 정관 작성 이후 주식을 취득한 주주나 정관변경에 반대한 주주까지 구속한다는 점에서 그 법적 성질을 자치법규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다12437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0다258824 판결 등 참조).
나)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해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실정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석·적용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 방법을 추가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두44354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7, 36, 37호증, 을 제18, 19, 21 내지 23, 92 내지 9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소외 3 회사는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제17조의2 제2항에서 제3자 배정의 대상으로 정한 ‘외국의 합작법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① 합작(合作)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기업을 경영함. 또는 그런 기업 형태’이고, ‘합작회사’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의 기업이 특정한 사업 목적을 위하여 공동으로 자금을 내어 설립한 회사’이다. 한편 국제사법 제30조는 ‘법인 또는 단체는 그 설립의 준거법에 따른다.’고 규정하여 법인의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설립 준거법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외국인투자 촉진법상 ‘외국법인’이란 외국의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을 의미한다(외국인투자 촉진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이를 종합하면 ‘외국의 합작법인’이란 ‘외국의 법률을 준거법으로 하여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고, 주주의 국적, 즉 출자기업이 국내법인인지 외국법인인지 여부를 고려할 것은 아니다.
② 다음으로 ‘외국의 합작법인’이 피고가 출자에 참여한 합작법인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문제 된다. 피고가 합작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해당 법인의 설립 형태가 합작법인인지 아닌지 여부는 피고 또는 피고 주주에게 있어 달리 볼 사정이 아니어서 이를 ‘합작법인’으로 한정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규정에서 주주배정의 예외로서 규정한 ‘합작법인’은 피고가 출자에 참여하여 외국법에 의하여 설립한 합작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피고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합작투자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③ 사단법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이하 ‘사단법인’ 기재는 생략한다)는 1991. 8. 개정한 상장회사 표준정관의 주석에서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는 방식의 예시로서 ‘외국의 합작법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고, 1998. 2. 17. 위 예시가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로 개정되면서 표준정관의 본문에 포함되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999. 2. 23. ‘외국의 합작법인’이란 ‘외국의 합작선(合作線)’이라는 일본식 표현의 변형으로 그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외국인투자 촉진법의 외국 투자가 개념을 원용하여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를 위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로 표준정관을 개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 정관 제17조 제2항 제4호 및 제17조의2 제2항은 1999. 2. 27. 상장회사 표준정관의 ‘회사가 경영상 필요로 외국의 합작법인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라는 문구를 차용하여 신설된 후 현재까지 개정이 되지 않은 것인데, 위와 같은 표준정관의 개정 연혁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은 피고가 외국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에 대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는 위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주발행을 하여 사업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되면 이로써 두 회사는 넓은 의미의 합작 관계에 있게 되므로, ‘외국의 합작법인’을 ‘합작의 상대방 법인(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는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한다.’는 ‘합작’ 개념을 내포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표준정관의 개정 경위만으로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을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로 해석할 수 없다(위 개정은 용어를 순화하기 위하여 단순히 표현만을 대체한 것이라기보다는 제3자 배정의 예시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본 ‘합작’ 및 ‘합작회사’의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보면 ‘합작법인’은 ‘둘 이상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을 의미하고, ‘합작선’의 사전적 의미는 ‘힘을 합하여 함께 일하는 관계’로 합작법인과는 의미가 상이하므로, ‘합작법인’이 합작선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합작투자계약의 상대방 법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 정관의 ‘외국의 합작법인’이 ‘합작의 상대방 회사(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를 의미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실제로 LG전자 주식회사의 경우 2000. 11.경 신주발행에 앞서 ‘외국의 합작법인’에서 ‘외국의 합작투자의 상대방 법인’으로 정관을 개정하였고, 다른 상장회사들의 경우 제3자 배정의 대상을 ‘외국의 합작법인’, ‘외국투자자’, ‘외국법인’, ‘국내외투자자’ 등 필요에 따라 달리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피고는 표준정관 개정에도 불구하고 정관에 ‘외국의 합작법인’ 문구를 그대로 두고 있는바 이를 표준정관에 따른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로 해석하는 것이 피고의 의사나 정관에 맞는다고 보기 어렵고, 주주 배정 원칙의 예외인 제3자 배정 사유로서 ‘외국의 합작법인’ 해석을 피고 주장과 같이 광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④ 또한 피고는, ‘외국의 합작법인’을 피고가 설립에 참여한 합작법인으로 해석할 경우 주식의 상호보유 및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상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2조 제16호는 순환출자를 ‘세 개 이상의 계열출자로 연결된 계열회사 모두가 계열출자회사 및 계열출자대상회사가 되는 계열출자 관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2조 제1항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계열회사에 대하여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외국의 합작법인’을 피고가 설립에 참여한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해석하더라도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순환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순환출자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외국의 합작법인’ 해석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신주발행회사가 합작법인 지분 100분의 50 이하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342조의2의 제한을 받지 않고, 합작법인의 형태가 주식회사가 아닌 경우에도 상법 제342조의2, 제369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주식의 취득과 해당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경우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합작법인에 대한 신주발행이 상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기존 주주의 의결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위와 같은 신주발행 방식을 예정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⑤ 피고는 1차 신주발행 당시에도 피고가 합작에 참여하지 않은 소외 1 회사에 대하여 제3자 배정이 이루어졌으나 원고 측을 비롯한 피고 주주들이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정관은 정관 작성 이후 주식을 취득한 주주에 대하여도 구속력을 가지는 자치법규로서 이를 해석할 때에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식에 의하여야 하므로, 1차 신주발행 당시 피고의 이사들 및 기존 주주들이 ‘외국의 합작법인’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주관적 인식을 규범의 의미 해석에 반영할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상법 제418조는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주 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에만 제3자 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은 이와 같은 취지를 반영하여 제3자 배정의 대상을 ‘외국의 합작법인’으로 한정하였다. 그렇다면 ‘외국의 합작법인’이 아닌 소외 3 회사에 이루어진 이 사건 신주발행은 피고 정관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5. 결론
참가인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목록: 생략
판사 최욱진(재판장) 김민지 김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