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25다203058
보험금
📌 판시사항
[1]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경우, 그 사망이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과 이때 주의할 점 / 우울장애 등을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甲이 이명과 주요우울장애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다가 자살하자, 甲의 유족인 乙 등이 위 보험계약의 보험자인 丙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이 사고 무렵 주요우울장애 등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큰데도, 이와 달리 보아 乙 등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 판례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커넥트 담당변호사 송효석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성 담당변호사 김민정)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2. 11. 선고 2024나349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인(1963년생, 개명 전 이름 생략)은 2022. 8. 27. 빌라 옥상에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원고 1은 소외인의 남편이고 원고 2, 원고 3은 소외인의 자녀들이다.
나. 피고는 소외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보험금을 포함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위 보험계약 약관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두는 한편, 그 예외사유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사고 당시 소외인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보험금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참조).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육체적·정신적 상태,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진행경과와 정도, 자살에 즈음한 시점의 구체적인 증상, 사망한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사망한 사람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등 참조). 이때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살에 이르게 된 상황 전체의 양상과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참조). 또한 우울장애를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352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소외인은 사망 수개월 전인 2021. 10. △△△정신과의원에서 중등도의 주요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이명이 발생한 후 우울증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소외인은 2021. 10. 21.부터 2021. 12. 31.까지 위 병원에서 약물치료 및 면담치료를 받았고, 2022. 7. 7.부터 다시 외래진료를 받던 중 2022. 8. 24. 약물 순응도 저하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하였다.
2) 소외인은 2022. 7.경 이명이 심해져 우울감과 불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자 여러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2022. 7. 27. 소외인을 진찰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면담 및 병력청취와 우울척도 검사 등 의학적 검사를 한 후 소외인에게 입원을 권유하였는데, 당시 입력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는 소외인의 상병명이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로 되어 있다. 소외인은 2022. 8. 17. □□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잠을 못 자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명이 아니라 ‘식구들 고생시키지 말고 얼른 죽어라.’ 등과 같은 환청이 들렸으며, 충동적으로 수면제를 과량 복용하거나 혼자 산에 다녀오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고 자살사고가 있었다."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다고 하였고, 위 병원 담당의는 소외인과 원고 2에게 자살시도 위험성과 그로 인한 정신과적 입원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종전부터 소외인을 진찰하여 온 △△△정신과의원 주치의는 위와 같이 증상이 악화되자 2022. 8. 24. 조현병 치료제를 추가로 처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진료 경과에 비추어 보면 소외인의 주요우울장애 등 정신질환의 악화가 사고 직전에 급격하고 현저하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3) 실제로 원고 1은 수사기관에서 "소외인이 이명이나 우울증 등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였고,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으니까 너무 고통스러워했다."라고 진술하였다.
4) 소외인의 진료기록을 검토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진찰내용 및 투약 경위 등 의학적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소외인에게 사망 1개월 전부터 악화된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의 증상들인 환청, 이상행동, 자살시도, 심한 우울 및 절망감, 불면 등은 현실판단력이 저하된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소외인이 취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살 행동과정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앞서 본 소외인의 증상 발현 및 치료 경과 등 객관적인 정황은 이와 같은 의학적 소견과 일치한다.
5) 여기에 소외인이 사고 발생 수개월 전부터 이명과 주요우울장애를 겪으면서 그에 따른 고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한 점, 2022. 7.경 악화된 우울장애 증상은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로 평가되었던 점, 그 무렵 정신적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죽음을 생각하는 언행을 반복한 점, 사고 발생 무렵에는 환청을 들었다는 증상을 호소하고 실제 자살사고 등이 발생하였는데, 사고 발생일 3일 전까지 지속적으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 질병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인은 사고 무렵 주요우울장애 등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면밀히 살펴보거나 심리하지 않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정신과의원에서 진단받은 주요우울장애 등의 심각도가 중등도에 그쳤다거나 입원치료의 수락 여부, 자살방식 등과 같은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주된 근거로 들어 소외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노태악 서경환(주심) 신숙희
【피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성 담당변호사 김민정)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12. 11. 선고 2024나349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인(1963년생, 개명 전 이름 생략)은 2022. 8. 27. 빌라 옥상에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원고 1은 소외인의 남편이고 원고 2, 원고 3은 소외인의 자녀들이다.
나. 피고는 소외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보험금을 포함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위 보험계약 약관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사유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두는 한편, 그 예외사유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사고 당시 소외인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보험금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참조).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육체적·정신적 상태,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진행경과와 정도, 자살에 즈음한 시점의 구체적인 증상, 사망한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사망한 사람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등 참조). 이때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살에 이르게 된 상황 전체의 양상과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참조). 또한 우울장애를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352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소외인은 사망 수개월 전인 2021. 10. △△△정신과의원에서 중등도의 주요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이명이 발생한 후 우울증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소외인은 2021. 10. 21.부터 2021. 12. 31.까지 위 병원에서 약물치료 및 면담치료를 받았고, 2022. 7. 7.부터 다시 외래진료를 받던 중 2022. 8. 24. 약물 순응도 저하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하였다.
2) 소외인은 2022. 7.경 이명이 심해져 우울감과 불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자 여러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2022. 7. 27. 소외인을 진찰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면담 및 병력청취와 우울척도 검사 등 의학적 검사를 한 후 소외인에게 입원을 권유하였는데, 당시 입력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는 소외인의 상병명이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로 되어 있다. 소외인은 2022. 8. 17. □□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잠을 못 자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명이 아니라 ‘식구들 고생시키지 말고 얼른 죽어라.’ 등과 같은 환청이 들렸으며, 충동적으로 수면제를 과량 복용하거나 혼자 산에 다녀오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고 자살사고가 있었다."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다고 하였고, 위 병원 담당의는 소외인과 원고 2에게 자살시도 위험성과 그로 인한 정신과적 입원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종전부터 소외인을 진찰하여 온 △△△정신과의원 주치의는 위와 같이 증상이 악화되자 2022. 8. 24. 조현병 치료제를 추가로 처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진료 경과에 비추어 보면 소외인의 주요우울장애 등 정신질환의 악화가 사고 직전에 급격하고 현저하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3) 실제로 원고 1은 수사기관에서 "소외인이 이명이나 우울증 등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였고,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으니까 너무 고통스러워했다."라고 진술하였다.
4) 소외인의 진료기록을 검토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진찰내용 및 투약 경위 등 의학적인 자료에 바탕을 두고 ‘소외인에게 사망 1개월 전부터 악화된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의 증상들인 환청, 이상행동, 자살시도, 심한 우울 및 절망감, 불면 등은 현실판단력이 저하된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소외인이 취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살 행동과정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앞서 본 소외인의 증상 발현 및 치료 경과 등 객관적인 정황은 이와 같은 의학적 소견과 일치한다.
5) 여기에 소외인이 사고 발생 수개월 전부터 이명과 주요우울장애를 겪으면서 그에 따른 고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한 점, 2022. 7.경 악화된 우울장애 증상은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로 평가되었던 점, 그 무렵 정신적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죽음을 생각하는 언행을 반복한 점, 사고 발생 무렵에는 환청을 들었다는 증상을 호소하고 실제 자살사고 등이 발생하였는데, 사고 발생일 3일 전까지 지속적으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 질병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인은 사고 무렵 주요우울장애 등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면밀히 살펴보거나 심리하지 않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정신과의원에서 진단받은 주요우울장애 등의 심각도가 중등도에 그쳤다거나 입원치료의 수락 여부, 자살방식 등과 같은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주된 근거로 들어 소외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노태악 서경환(주심) 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