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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트 판례검색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사건번호

2025다210853, 210854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 법원대법원
📁 사건종류민사
📅 선고일자2025-06-26
⚖️ 판결유형판결

📌 판시사항


[1]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인 경우, 그 사망이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방법과 이때 주의할 점 / 우울장애 등을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판례 전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에스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송길용 외 1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 담당변호사 김진희 외 2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5. 2. 13. 선고 2024나24141, 2665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망인은 2022. 3. 29. 05:15경 이 사건 아파트 베란다에서 1층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 위로 떨어져 사망하였다. 피고(반소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망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보험금을 포함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보험계약의 약관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들고 있고, 다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라는 예외 사유를 두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인이 자신의 신변이나 처지를 비관하여 이 사건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통해 스스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이고 그 당시 심신상실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쳤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반소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채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육체적·정신적 상태,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진행경과와 정도, 자살에 즈음한 시점의 구체적인 증상, 사망한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사망한 사람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529 판결). 이때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살에 이르게 된 상황 전체의 양상과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또한 우울장애 등을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352 판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망인은 2012. 11.경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 사망할 무렵까지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등을 겪었다. 2016. 8.경 심한 우울장애에 시달렸고, 2019. 3.경 및 2020. 9.경 입원치료를 받았다. 2022. 3. 4.경에도 입원 치료를 받으려고 하였으나 병원 사정으로 입원하지 못하였다. 사망하기 2주 전에 칼로 자해한 적도 있다.
2)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회신서에는 ‘2012년부터 2014. 9.까지 망인의 진료기록상 우울감, 비특이적인 신체 증상이 확인되고, 우울증의 진단명이 확인된다. 2014. 10.부터 2022. 3.까지 진료기록상 우울감, 불안, 불면, 지속적인 유해한 음주 행동, 비특이적 신체증상, 식욕저하 증상이 확인되고, 진단명은 중등도 우울삽화, 달리 분류되지 않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알코올 사용장애로 확인된다. 2022. 2. 진료기록상 중등도 이상의 우울삽화가 의심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3) 망인을 치료한 주치의는 ‘망인이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장애로 치료받아 왔는데, 기존에 있던 우울증 등이 지속될 경우 자살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방해될 수 있다.’는 취지의 소견서를 작성하였다.
4)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소속 의사는 ‘망인이 중등도의 우울삽화 등으로 인하여 사망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심실상실 상태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것을 최종 소견으로 하여 의료심사회신서를 작성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바탕으로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망인은 자살에 이를 때까지 10년 동안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다가 자해하기도 하였고, 여러 차례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사망 무렵인 2022. 2.경에는 증증도 이상의 우울장애로 의심되는 등 그 증세가 더욱 심각해졌다. 망인에게 우울장애 등의 정신질환 이외에 자살에 이르게 될 다른 원인이나 동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망인이 장기간 지속된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하거나 방해받을 수 있다는 전문적·의학적 소견도 증거로 제출되었다. 따라서 망인은 오랫동안 앓고 있던 우울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망인의 우울장애 진료기록 등을 근거로 자살에 이르게 된 상황 전체의 양상과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망인이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환청이나 환각,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자녀들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해 왔으며 사망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거나 투신 결과에 대한 인지력과 판단력이 있었다는 이유로 망인이 자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계약 약관의 면책 예외사유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경필(재판장) 이흥구(주심) 오석준 이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