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피고가 2009. 5. 11.(2009. 11. 23.은 오기이다)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1는 2008. 4. 11. ○○○○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아파트(이하 '○○○○아파트'라 한다) 관리소 기관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소외1는 2009. 2. 8. 07:00경 동료인 소외2에 의하여 기관실 내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소외1는 치료를 받던 중, 2009. 2. 18. 04:15경 직접사인 '뇌간압박 및 연수마비', 중간선행사인 '중증뇌부종', 선행사인 '뇌실질내출혈'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는 2009. 3. 30. 피고에게 "소외1(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2009. 5. 11. 피고로부터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라. 이에 원고는 2009. 8. 19. 심사청구를 제기하였는데, 2009. 11. 23. 피고로부터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24시간 맞교대 근무 및 동절기 난방 민원제기 등으로 누적된 만성적인 과로와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을 급속히 악화시켜 뇌출혈이 발병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설령 뇌출혈이 업무와 무관하다 하더라도, 발병 후 2시간 동안 관리·감독의 소홀로 방치되어 상태가 악화되어 2차적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내용
(가) ○○○○아파트는 13개동 1,229세대 규모인데, 다음과 같이 1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구분인원
관리소4명(관리소장 1명, 관리과장 1명, 경리 2명)
기관실5명(기관실장 1명, 기관반장 2명, 기관기사 2명)
기타4명(전기기사 2명, 영선반장 1명, 영선기사 1명)
(나) 기관실은 기관실장 1명만 주간근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4명은 2명씩 주·야간 교대근무를 수행하는데, 망인은 기관기사로 휴무 없이 당일 08:00부터 익일 08:00까지 24 시간 맞교대를 하면서 격일로 근무하였다.
(다) 망인은 보일러 작동 및 점검을 주된 업무로, 그 외 저수조 펌프 및 모터 점검, 기계 부속품 교체, 계량기검침, 순찰, 온·난방 관련 민원처리 등을 부수적 업무로 수행하였다.
(라) 야간에는 기관반장과 기관기사 2명이 근무하는데, 기관반장과 기관기사가 교대로 보일러를 작동하므로, 교대로 잠을 잘 수 있다. 동절기의 기관반장과 기관기사의 일과표는 다음과 같다.
업무시간업무내용
기관반장기관기사
08:00 ~ 09:00출근 및 근무교대출근 및 근무교대
09:00 ~ 12:00전일 민원 미처리건 방문조치보일러 가동
12:00 ~ 13:00점심식사점심식사
13:00 ~ 18:00민원처리, 휴게시간민원처리, 휴게 시간
18:00 ~ 19:00저녁식사저녁식사
19:00 ~ 21:00민원처리 및 보일러가동보일러 가동
21:00 ~ 03:00휴게시간 및 취침휴게시간 및 취침
03:00 ~ 05:00보일러 가동보일러 가동(3대)
05:00 ~ 06:00보일러 가동, 기계실 순찰·점검보일러 가동
06:00 ~ 07:00기계실 및 주차장 순찰·점검보일러 가동(1대 06:30)
07:00 ~ 08:00퇴근준비퇴근준비
(마) 보일러는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되므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면 된다. 보일러에 문제가 발생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사무실에 근무하는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통보된다. 망인의 사망 이전에 보일러에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바) 망인은 주로 ○○○○아파트 단지 내 지하에 있는 기관실에서 근무하였는데, 기관실에는 침대, TV, 냉장고, 씽크대, 공기정화기 등이 구비되어 있다. 또한 지하실에는 환풍기, 휴게시설, 운동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다.
(2) 관련자 진술내용
(가) ○○○○아파트 관리소장은, "가스비가 많이 나오면 민원이 많이 발생하므로, 기관실에서는 하루에 3회(13:00, 18:00, 04:00) 밖에서 온도를 측정하고, 날씨에 따라 보일러 가동 및 냉·온수 조절을 하는 등 동절기에는 보일러 작동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한 새벽근무 중 입주민이 술 먹고 전화하여 민원을 제기하여 스트레스를 받으며, 새벽에 보일러 이상이 발생하여 난방에 문제가 발생하면 심각한 민원이 야기되므로, 새벽근무는 긴장 정도가 심하다."고 진술하였다.
(나) ○○○○아파트 기관반장은, "망인은 출근하여 09:00부터 10:00까지 정기순찰을 돌고, 이상이 있을 때 부정기적으로 순찰을 돈다. 보일러 작동 외에 특별히 지시하는 업무는 없고, 보일러 작동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기관실에서 근무한다. 주·야간에 2시간씩 휴식시간이 있는데, 실제로는 근무자 2명이 교대로 잠을 자고, 밤에는 요령껏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벽근무는 낮 근무보다 긴장감이 더하고 보일러 가동 민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이외에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은 없다. 사망 이전에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근무하였고, 돌발적인 사건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3) 망인의 건강상태
(가) 망인은 2007. 11. 24.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혈당 123mg/dl, 간장질환 및 당뇨질환 의심, 2차 재검 요함' 판정을, 2008. 11. 25. 실시한 건강검진결과 '혈압 128/89mmHg, 혈당 157mg/dl, 간장질환 및 당뇨질환 의심, 혈압관리, 2차 재검 요함' 판정을 각 받았다. 망인은 당뇨 및 혈압치료를 받지 아니하였다.
(나) 망인은 하루 반 갑 정도의 담배를 피웠고, 주 2회 정도 술을 마셨다.
(4) 의학적 소견 등
(가) 피고 자문의 소견
① 자문의 1
업무상 과로가 없고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직접사인인 뇌간압박을 유발한 뇌실질내출혈과 업무와는 상당인관관계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② 자문의 2
최근 업무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업무내용상 과로 요인도 확인되지 않으므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③ 자문의 3
뚜렷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인정되지 않고, 돌발적인 상황이나 업무 형태의 변화도 없었으므로, 뇌출혈은 기존질환(당뇨, 고혈압 등)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발병되었다고 판단되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결과
망인의 주된 업무는 보일러 작동 및 점검, 순찰업무인데, 보일러는 자동화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순찰시간 이외에는 기관반장과 교대로 보일러를 작동하고 밤에는 교대로 잠을 잘 수 있으므로, 과로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보일러 작동으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은 통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돌발적이거나 예측 곤란한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줄 만한 스트레스로 인정하기 어렵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므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다) ○○○○○○○○병원 원고 주치의 소견
① 24시간 맞교대 근무는 신체리듬에 다양한 변화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심혈관계 사망률과 이환율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혈당의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② 본원 내원 당시 망인의 간기능 수치와 혈액응고 수치는 정상범위였으나, 혈압과 혈당수치는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여 입원기간 동안 혈압 및 혈당강하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여 왔다. 사망 전 건강검진력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과 기존질환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라) 감정의 소견
① ○○○○○병원 감정의
뇌정밀검사에 보이는 뇌내출혈은 전형적인 고혈압성 출혈로 기존 질환의 자연적인 경과로 사료되며, 발병 이전에 업무형태 변화, 업무량 증가, 스트레스 요인 등이 없다면 사회환경적 요인의 영향보다는 기존 질환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② ○○○○○○○병원 감정의
망인은 53세의 중년 남성으로 아직 혈압은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의 진단범위 안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였고, 혈당은 2008.경부터 투약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되었다. 그 외에는 간기능 검사에서 이상을 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도의 질병상태가 통상적으로 사망의 원인이 된 뇌출혈을 유발할 만한 정도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몇 가지 성인병을 가지고 있던 중년 근로자가 24시간 맞교대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과도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음으로써 뇌출혈이 발병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도 상병의 악화에 기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줌이 타당하다.
(마) 뇌출혈
뇌혈관질환은 크게 허혈성 병소를 일으키는 폐쇄성 뇌혈관질환과 두개강내출혈을 동반하는 출혈성 뇌혈관질환의 두 가지로 구분되고, 출혈성 뇌혈관질환은 출혈이 고인 부위에 따라 뇌안으로 피가 터져 번지는 뇌실질내출혈과 뇌 밖의 지주막하강으로 터지는 뇌지주막하출혈로 구분되며, 그 원인에 따라 고혈압성, 뇌동맥류, 뇌동정 맥기형 등으로 분류된다. 뇌실질내출혈의 발병원인으로는 대략 고혈압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그 외 고지혈증, 당뇨, 비만, 동맥경화 등이 발병원인이 되며,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음주, 고염 고당식, 연령, 운동부족 등이 있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다만,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거나 업무수행과정에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아니한 질병에까지 곧바로 그러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두4740 판결 등 참조).
(2)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① 망인은 신체리듬에 역행하는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수행하여 왔으나, 주·야간에 2시간씩 휴식시간이 보장되었고, 야간에는 보일러 작동인원이 2명이었으므로, 교대로 잠을 잘 수 있었으며, 근무시간에도 수시로 기관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점, ② 망인은 동일한 교대근무를 계속해 오는 동안 자연스럽게 위와 같은 근무형태에 적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의 주된 업무는 매번 정해진 일정에 따라 보일러를 작동·점검하는 것이고, 보일러는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되어 작동과정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만을 확인하면 되므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과중한 부담을 주는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사망 무렵 망인의 업무량이나 업무환경에 특별한 변동내역이 없었던 점, ⑤ 민원 제기로 다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스트레스는 통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이고, 달리 망인이 다른 기관실 직원과 비교해 볼 때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⑥ 망인이 근무하였던 기관실은 지하에 위치해 있으나, 기관실에는 침대, 공기정화기 등이 구비되어 있었고, 지하실에 환풍기, 휴게시설, 운동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근무환경이 크게 열악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⑦ 반면에 망인은 뇌출혈의 위험인자인 고혈압과 당뇨의 기존질환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관리를 하지 않았으므로(특히 혈당은 2008. 11. 25. 건강검진 당시 투약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기존 질환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뇌출혈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⑧ 원·피고 자문의, ○○○○○병원 감정의 모두 일치하여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고 있는 점(○○○○○○○병원 감정의는 "24시간 맞교대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발생한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뇌출혈이 발병하였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으나, 망인은 24시간 맞교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상당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근무환경도 그리 열악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소견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⑨ 발병 후 2시간 정도 방치되었다 하더라도, 기관실에서 혼자 근무하는 망인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사정에 비추어 뇌출혈에 의한 2차적 손상을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질환이 악화되어 뇌출혈이 발병하였거나, 뇌출혈 발병 후 관리·감독의 소홀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사건번호
2010구합8430
유족보상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