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1. 피고가 2017. 2. 1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주문과 같다.
【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7. 5. 15.부터 2007. 4. 30.까지 ○○병원 방사선과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2. 8. 14.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 원고는 ○○병원 방사선과에서 약 20년간 방사선사로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방사선 노출 사이의 인과확률이 신뢰도 95%에서 11.83%로 기준치인 50%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2017. 2. 10.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업무 내용 및 누적 전리방사선 노출량
가) 원고는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면서 일반방사선 촬영, 위대장 조영술, CT 촬영, 촬영한 필름 현상 등의 업무를 하였고, 주 5일, 1일 평균 8시간, 1주 평균 40시간을 근무하였다.
한편 ○○병원 방사선사의 수는 원고가 ○○병원에 방사선사로 입사한 1987년 에는 8명, 1995년에는 11명, 2003년 이후에는 15명 이상이 이었다.
나) 원고가 1987년부터 2007년까지 방사선사로 근무한 기간 동안에 노출된 누적 전리방사선량은 33.02mSv이다.
다) 원고는 필름 현상 업무도 하였는데, 현상액은 일반적으로 아황산나트륨, 히드로퀴논(1,4-디히드록시벤젠), 탄산나트륨과 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히드로퀴논은 페놀류에 속하는 방향족 유기화합물로 병원 엑스레이 필름 등을 포함한 사진 공업에 사용되고, 섭취시 백혈구 증가증 등을 유발하는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원고의 건강상태 및 생활습관
○ 원고는 2002년경부터 금연(禁煙)을 하였고, 술은 1주에 1~2회, 1회당 맥주 1병 정도를 마셨다.
○ 원고는 알레르기비염 및 기관지염으로 치료를 받은 것 이외에 특별한 질병으로 진단을 받은 적이 없고, 직계가족, 형제, 자매 중에 백혈병을 포함한 암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은 없다.
3)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의학적 소견
□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보고서
○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의 유전자가 손상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조혈모세포의 유전자 변화는 악성 조혈모세포의 성장 능력을 강화하고 수명을 연장시켜 결과적으로 백혈구가 조절 불능의 상태로 증식하게 되어 혈액의 백혈구 수가 매우 증가하게 된다. 백혈구의 증가, 비장 증대를 특징으로 한다. 성인의 백혈병 중 약 11%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해당하고, 발병 위험도는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10만 명당 연간 1.5명의 발병률이 보이며 여성의 경우 10만 명당 1.1명, 남성의 경우 10만 명당 1.9명으로 남성에서 더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국제 암연구소는 벤젠, 전리방사선, 포름알데히드, 1,3-부타디엔, 토륨-232, 흡연 등을 포괄적으로 백혈병 및 림프 조혈기계암을 일으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인자 로 분류하고, 제한적 근거가 있는 인자로는 산화에틸린, 스티렌, 라돈-131 및 라돈-222 등이 있다.
○ 방사선 저노출(<100mSv/yr)과 방사선 관련 암 발생 간에는 한계치가 없는 선형 양-반응 관계가 존재한다는 즉, 저선량의 방사선 노출로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제외한 모든 백혈병이 전리방사선(엑스선과 감마선) 노출에 의해 증가하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 벤젠 노출 경험이 있는 집단에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 으로 나타난 연구결과가 있다.
□ 피고 자문의 소견
○ 방사선 피폭량이 낮다고 하여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3) 인과확률(피고의 2018. 1. 17.자 준비서면에 첨부된 ‘방사선노출에 의한 암 발생 가능성 추정을 위한 인과확률 프로그램 개발 연구’ 참조)
○ 인과확률(Probability of Causation, PC)은 개인에게 발생한 암에 대한 방사선 노출의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한 통계적 측도로 방사선직업종사자의 업무상질병(암) 판정시 과학적인 판단근거로 이용되기도 한다.
○ 국제원자력기구, 국제노동기구, 세계보건기구는 공동으로 2010년 업무상 방사선 노출에 의한 암 발생의 보상기준으로 인과확률을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인과확률은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이 가지는 총 위험도에 대해 방사선 노출로 인해 증가된 암위험도(△R)의 비로 정의된다[아래 공식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기저암 위험도(baseline cancer risk)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위험인자에 노출된 ‘노출군’ 1000 명 중 50명이 폐암에 걸렸고, 위험인자에 노출되지 않은 ‘비노출군’ 1000명 중 40명이 폐암에 걸렸다고 한다면, △R은 10(=50-40)이고, =40이므로, PC는 20%{=10/(40 +10)×100}가 된다].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전리방사선 노출 사이의 인과확률은 신뢰도 95%에서 11.83%로 산정되었다.
○ 인과확률은 개인이 방사선에 노출된 후에 암에 걸릴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이미 발생한 암이 방사선 노출에 기인되었을 정도를 측정하며 인구집단에서의 암위험도 기댓값을 개인에게 적용한 추정치이다.
○ 인과확률이 낮다는 것이 곧 방사선 피폭에 의한 발병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확률적으로 방사선 피폭에 의한 발병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불과하다.
위와 같은 개념의 인과확률에 대하여 이와 같이 계산된 수치는 실제로는 ‘노출군의 기여위험분율’인데, 이러한 수치는 위험인자가 질병의 발생을 가속화시키는 경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앞서 든 예를 다시 보면, 노출군에서 발병한 나머지 폐암 40건 중 20건이 위험인자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60세에 발병했을 것인데, 위험인자에 노출되어 50세에 발병하였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위험인자의 노출과 폐암의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를 반영하면, 위험인자의 노출에 따른 진정한 의미의 인과확률은 60%{=30/(40+10)×100}가 되어야 하는데, 노출군의 초과 발병 10건을 제외한 나머지 40건 중 몇 건이 이와 같은 식으로 위험인자의 영향을 받았는지를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서 산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정근거】갑 제3호증, 을 제3, 4,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재해가 질병 또는 질병에 따른 사망인 경우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위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 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인과확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국제암 연구소는 벤젠, 전리성방사선 등을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로 분류하고 있고, 저선량의 방사선 노출로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점, ② 원고는 약 20년간 방사선사로 근무하면서 전리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점, ③ 게다가 원고는 촬영한 필름을 현상하는 업무도 했었는데, 현상액에는 벤젠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벤젠에 노출되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점, ④ 원고는 과거 흡연을 하였지만 2002년경부터는 금연을 해왔고, 방사선 피폭이나 벤젠 노출 이외에 달리 이 사건 상병의 발병원인이 될 만한 요인이 없었던 점, ⑤ 원고의 가족 중에 이 사건 상병에 걸렸던 사람이 없는 점, ⑥ 인과확률이 낮다는 것이 곧 방사선 피폭에 의한 발병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확률적으로 방사선 피폭에 의한 발병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불과하며, 위험인 자가 질병을 가속화시키는 경우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있는 점 등 그 밖의 여러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면 장기간 전리방사선 등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방사선 피폭 등이 적어도 이 사건 상병을 발병케 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판단과 같은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사건번호
2017구단30750
요양불승인처분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