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판결】청주지방법원,2020구합5794,1심
【주문】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9. 9. 6.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주문과 같다.
【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망 ○○○(생년월일 생략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다.
나. 망인은 1996. 4. 24. ○○○○○○○○○에 입사하여 근무를 시작하였고, 2007. 4. 11.부터 2015. 4. 14.경까지는 ○○○○○○○○, 2015. 4. 15.부터 사망할 때까지는 ○○○○○○○○(이하 ‘○○○○’이라 한다)에서 각 근무하였다.
다. 망인은 2018. 3. 12.경부터 여신, 외부운용, 농약판매자, 신용부 주무서무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2018. 4. 23. 17:10경 근무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8:04경 급성 심장사(급성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기전 포함)로 사망하였다.
라. 원고는 2018. 8. 17. 피고에게 망인이 업무로 인한 육체적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9. 9. 6. ‘망인의 업무상 과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정신적 긴장의 부하 정도도 낮았다고 판단되며, 개인의 위험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0. 2. 19.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2016. 5. 9.부터 ○○○○ 자원화센터(이하 ‘자원화센터’라 한다) 총괄관리운영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상부기관의 압박, 외부 관계자들의 민원 등으로 인해 상당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또한 망인은 자원화센터를 ○○○○○(이하 ‘○○○○’이라 한다)이라는 외부업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 및 매매예약의 전 과정을 담당하였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2018. 1.경 위 계약과 관련하여○○○○ 조합장을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하였고, ○○경찰서가 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망인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망인은 기존에 심장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질환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른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7, 8, 11, 12, 13, 17, 19, 20, 22, 25 내지 31, 3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당심 법원의 2022. 2. 16.자, 2022. 6. 10.자 각 ○○○○, 2022. 3. 7.자 ○○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된다.
1) 망인의 업무내용과 근무시간
가) 망인은 2015. 4. 15.부터 ○○○○에서 근무하면서, 2015. 4. 15.부터 2016. 5. 8.까지는 농약, 비료, 보조금 관리, 경제, 세무업무, 2016. 5. 9.부터 2018. 3. 11.까지는 자원화센터 총괄관리, 2018. 3. 12.부터 사망 시까지는 여신, 외부운용, 농약판매자, 신용부 주무서무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망인은 사망 전 1주 동안 4일간 총 35시간 근무하였고 사망 전 3일간은 휴가 및 휴일로 휴식하였으며, 사망 전 4주 동안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42시간 7분, 사망 전 12주 동안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42시간 47분이었다.
다) 망인은 사망 전 12주 동안의 기간 중 설 연휴인 2018. 2. 15.부터 2018. 2. 18.까지 4일 동안 매일 1시간 또는 1시간 30분씩 휴일근무를 하였다.
2) 망인과 관련된 수사 진행 상황
가) 망인은 2016. 5. 9.부터 자원화센터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2016. 12. 29. ○○○○과 맺은 업무협약 및 매매예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위한 기안서를 작성하는 등 이 사건 계약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고, ○○○○의 조합장 ○○○은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하여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망인은 2018. 1. 17. ○○○과 함께 수사기관에 출석하였고, 다음 날 재차 출석하여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나) 망인은 2018. 3. 12. 여신, 외부운용, 농약판매자, 신용부 주무서무로 부서를 이동하여 근무하다가 2018. 4. 23. 사망하였고, 위 ○○○에 대한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는 2018. 4. 24. 무혐의로 불기소 결정되었다.
3) 망인의 관련 병력
가) 망인은 2014. 7.경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3차례 진료를 받았고, 2016. 12.경부터 2018. 1.경까지 사이에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9차례 진료를 받았으며, 2018. 1. 17.과 2018. 2. 27. 두 차례 (울혈성)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나) 한편 망인은 2011. 11.경, 2013. 4.경, 2014. 6.경, 2015. 11.경 각 경추의 염좌 및 긴장으로 수차례 진료를 받았는데, 특히 2014. 6.경 진료를 받을 때에는 업무량이 많아 힘들다고 하면서 어깨, 목, 머리 등의 통증을 호소한 바 있다.
4) 의학적 소견
가) ○○○○○○○○○ ○○○○○○○의 2018. 5. 14.자 부검감정서(갑 제17호증)
참고사항: 평소 심혈관계 질환을 지니고 있던 사람은 (어떠한) 유인에 의해 급격히 악화되거나 갑작스런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고,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육체적, 정신적 자극이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나) 제1심 법원의 ○○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 발작성 심방세동은 각종 심장질환, 폐질환, 갑상선 항진증, 노화, 고혈압, 음주, 과식, 전해질 불균형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함. 스트레스가 발병 위험 인자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일부 연구도 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며, 간접적으로 교감신경에 영향을 주어 심방세동이 호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음. 발작성 심방세동은 여러 요인에 의하여 재발할 수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재발, 악화되었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여러 심장 내적 요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함.
○ 망인에게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이 발병하였다는 진단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
○ 발작성 심방세동과 고혈압성 심장병의 발병 및 악화가 급성 심장사의 원인이 될 수 있음. 다만 심각한 스트레스 및 기타 환자의 교감신경계 및 기타 심장을 자극할 수 있는 조건 속에서 부정맥의 악화 가능성이 있으나, 스트레스가 급성 심장사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함.
다) 당심 법원의 ○○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발작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있을 때 검사하여야 확인 가능하므로 2년 이상 확인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심방세동 진단 환자의 경우 뇌경색 및 심근경색의 발병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높아 약물 복용 이후 적절히 관리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음.
○ 심방세동 진단 환자는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발병율이 심방세동이 없는 사람보다 높으며 물리적/정신적 악화 요인으로 인해 증상 악화 및 합병증 발생 가능성 매우 높음.
라.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함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망인은 2016. 5. 9. 자원화센터로 발령이 났는데, 해당 부서는 업무강도가 높아 ○○ 직원들 사이에서 기피되는 부서였고, 망인이 근무하던 시기는 사업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의 방문, 업무정상화를 위한 서면독촉 등으로 인해 업무와 관련한 압박이 상당히 있었던 때였다.
나) 망인은 자원화센터 총괄 관리를 하면서 ○○○○ 조합장 ○○○의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하였는데, 당시 변호사가 대동되었다고 하더라도 조사를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일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충분히 부담이 되는 일에 해당한다. 망인은 해당 사건의 피의자는 아니었으나 해당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는 경우 이 사건 계약의 담당자로서 내부 징계를 당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위와 같은 수사는 망인에게 일반적인 업무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망인은 2014. 7. 7.부터 2014. 7. 24.까지 두근거림, 발작성 심방세동의 심장질환으로 인해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2016. 12. 15. 같은 증상으로 재차 의료기관을 방문하였고, 망인은 그때부터 사망하기 약 2달 전인 2018. 2. 27.까지 약 1~2달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의료기관에 내원하였다. 망인이 재차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시작한 시점은 자원화센터로 발령받은 지 약 7개월이 된 때로, 심방세동 진단환자는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발병율이 심방세동이 없는 사람보다 높으며, 정신적 악화요인으로 인해 증상 악화 및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1)을 고려하면, 망인이 자원화센터 업무와 관련해서 정신적 압박을 받았고, 이것이 망인의 심장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라) 특히 망인은 ○○○○ 조합장의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 사건의 참고인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던 무렵인 2018. 1. 17. 기존 증상이던 발작성 심방세동에 더해 ‘울혈성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이라는 병명을 추가로 진단받았는데,2) 당시 망인이 담당 업무와 참고인 조사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점, 수사관련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망인의 사망 이후에야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은 사망 직전까지 담당 업무 및 수사 등과 관련하여 상당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꼈고, 이것이 울혈성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이라는 증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마) 망인의 사인은 급성 심장사(급성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기전 포함)로 망인이 기존에 앓던 질병이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이상의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망인은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마. 소결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거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사건번호
2021누50483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