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항소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성훈)
【피고, 피항소인】 인천광역시상수도사업본부중부수도사업소장
【제1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9. 30. 선고 2018구합54877 판결
【변론종결】2024. 8. 21.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1 목록 기재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인천 미추홀구 ○○동 (지번 1 생략) 및 △△동 (지번 2 생략) 일원 □□□ 주거환경개선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사업시행자이다. 이 사건 사업지구는 1블록 내지 6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사업 2블록 및 3블록의 아파트 및 근린생활시설 공사의 준공을 앞두고 피고에게 위 2, 3블록에 대한 급수신청을 하였다(이 사건 사업지구의 구체적 구분은 아래와 같다).
(도면 1 생략)
나. 그러자 피고는 인천광역시 수도급수 조례(2017. 9. 25. 인천광역시 조례 제5869호로 일부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조례’라고 한다) 제14조를 근거로 신설 공사비와 함께 별지1 기재와 같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또는 ‘이 사건 시설분담금’이라 한다).
다. 이 사건 사업은 종전에 2,563호가 거주하던 주거환경개선 정비구역에 4,647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기존 건물들이 철거되면서 기존의 수도시설도 모두 철거되고 새로운 수도시설이 설치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30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구 지방자치법(2018. 12. 24. 법률 제16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자치법’이라고 한다) 제138조에 의한 분담금은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을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인데, 공공서비스의 일종인 수도의 신규이용자가 되는 것은 현재 모든 주민이 이용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편의를 받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반하여 위법하다.
나.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도시설 공사방안을 협의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사업지구의 기존 노후관을 철거하고 배수관을 신설하는 등 공사를 실시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직접 이행하는 방식으로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다. 이 사건 처분은 이미 종전건축물 소유자들이 해당 건축물에 대응하여 수도시설의 신설·증설로 납부한 시설분담금을 다시 받는 것과 같거나, 증가된 용량에 대하여 부과된 것이 아니어서,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거나 최소침해 원칙 또는 비례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이 사건 처분이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반하여 위법한지 여부
1)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수도법 제71조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므로 이 사건 처분의 법적 근거를 먼저 살펴본다.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조례 제14조 제1항은 ‘급수설비의 신설 또는 개조공사에 따라 급수공사를 신청하는 자는 시설분담금을 급수공사비와 동시에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신설 공사비와 함께 이 사건 시설분담금을 부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피고는 당심에 이르러서도 이 사건 시설분담금이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 제139조 제1항, 이 사건 조례 제14조 제1항에 근거한 분담금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시설분담금은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분담금으로 봄이 타당하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처분이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반하여 위법한지에 관하여 본다. 구 지방자치법 제138조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산 또는 공공시설의 설치로 주민의 일부가 특히 이익을 받으면 이익을 받는 자로부터 그 이익의 범위에서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의 시행자로서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면서 상수도시설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신축한 개별 건축물에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상수도시설이 연결되어 원수나 정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원고는 해당 건축물을 제대로 된 가치로 수분양자 등 제3자에게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등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특히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반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처분이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한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은 수도시설의 신설·증설·개조 등 수도공사가 필요한 경우 그 수도공사를 시행하기 전에 장래에 소요될 수도시설 공사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고,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시설분담금은 이미 상수도시설 설치가 완료된 지역에 신규 급수를 신청하는 자에 대하여 급수공사비를 납부하면서 함께 기존 상수도시설의 조성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부과·납부시점을 달리 한다. 그러나 그 부과상대방이 수돗물 사용량을 증가시켜 기존 상수도시설의 용량에 부담을 유발하는 자이고, 재원조달목적이 상수도시설의 설치비용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요소가 있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이미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부담하였음에도, 이와 별도로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시설분담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는 실질적으로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1. 5. 6. 선고 2020두47120 판결 참조).
나) 수도사업자와 원인제공자 사이에 원인자부담금의 산정기준과 납부방법 등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원인제공자가 이를 이행한 경우에는, 원인제공자가 수도사업자와의 협의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한 경우뿐만 아니라, 원인제공자의 비용으로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직접 시행하기로 협의하고 원인제공자가 이를 이행한 경우에도 이를 통해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서 정한 수도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5두38788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자신의 비용으로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직접 시행한 자가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서 정한 수도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인정되어 그에게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의하여 시설분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급수설비를 제외한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시행한 경우이어야 한다. 즉, 해당시설이 급수설비인 경우에는 그러한 공사를 한 자에 대하여 시설분담금을 부과하더라도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이중부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2두32313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가) 이 사건 사업은 종전에 2,563호가 거주하던 주거환경개선 정비구역에 4,647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 사건 사업의 시행 전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돗물은 팔당3취수장에서 취수한 원수가 학익배수지를 거친 후 배수관, 급수관을 통해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요가로 공급되었다. 이 사건 사업의 시행 전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상수관이 표시된 도면은 다음 도면과 같다(굵은 선 내 부분이 이 사건 사업지구에 해당하고, 그 안에 배수관들과 배수관에서 분기된 급수관들이 표시되어 있다 ).
(도면 2 생략)
나) 이 사건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천광역시 남구청장은 2014. 11. 26. 피고에게 원고의 사업시행변경인가 신청에 따른 주요 협의사항(저수조설치 등 관련사항 검토, 급수공급가능 및 급수시설 설치계획 적합여부)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시행하였고, 피고는 2014. 12. 3. 인천광역시 남구청장에게 아래와 같은 검토의견을 회신하였다. 피고의 ‘상수도관련 급수계획 협의조건’을 반영한 이 사건 사업은 2014. 12. 26.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상수도관련 급수계획 협의조건 사항 1) 신·증설 및 철거·폐쇄 이설 등은 원고 부담으로 시행 2) 관망구성 및 분기 등에 대하여는 피고와 별도 협의 3) 동절기 배관 및 계량기의 동결, 동파 예방을 위한 보온조치 철저 4) 사업지구내 기존관로의 누수예방 조치 및 불용관로 우선 폐쇄 5) 상수도공사 시행 전 예정공정표 및 시공계획도면 제출 6) 상수도공사 시행 전 단수지역에 대한 급수공급계획 및 단수홍보계획 제출 7) 개발사업에 따른 시공조건을 준수(붙임 개발사업에 따른 시공조건 참조) ? 개발사업에 따른 시공조건 □ 기존 급수지역 내의 개발사업 시 기존 관로의 폐쇄, 철거 및 이설 등에 따른 작업을 시행할 때에는 피고와 협의 후 원고가 자체시행하여야 하며, 기존 불용상수시설물(상수관로, 제수변, 소화전 등)은 굴착 후 반납하여야 한다. □ 원고는 신설관로를 통한 급수공급 시 기존 관로의 폐쇄 및 철거 여부에 대하여 피고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 기존 급수구역의 수도관 매설 시는 원고의 부담으로 공급계통을 단일화하고, 필요시 유량계를 우선적으로 설치하여 동 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물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공사 완료시 자연스럽게 기존 관로가 폐쇄 또는 철거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 개발구역내 또는 개발구역을 통과하여 수돗물을 사용하는 수용가가 있는 경우에는 급수공급계획을 수립하여 피고와 협의하여야 한다.
다) 원고는 2017. 11. 1. 피고에게 상수도의 관종을 ‘덕타일 주철관’에서 ‘내충격 수도관’으로, 연장을 약 820m에서 약 1,570m로 변경하여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상수도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협의문과 함께 변경 전후의 상수계획평면도를 발송하였고, 피고는 2017. 11. 8.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지구 내 기존 노후관로의 교체 등의 내용이 담긴 이 사건 사업지구 협의의견을 발송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2017. 12. 5. 피고에게 ‘피고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여 상수도 계획을 변경하였고, 변경된 계획에 따라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2차 협의문을 발송하였다. 2차 협의문에는 변경된 상수계획평면도가 첨부되어 있다. 피고는 2018. 2. 12. 원고에게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하여 신설 구간 관망 연결 계획을 수립하고, 피고와 협의 후 시행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하였다.
마) 원고는 2018. 6. 26. 피고에게 급수신청을 위하여 이 사건 사업지구의 2, 3블록 구간에 대해 통수를 요청하였고, 피고의 2018. 2. 12. 자 요청에 따른 신설 구간의 관망 연결 계획을 발송하였다. 원고의 2018. 6. 26. 자 공문에도 이 사건 사업 시행 전 설치되어 있던 노후된 상수관을 새로운 상수관으로 교체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상수계획평면도가 첨부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의 급수간선공사 명목으로 209,007,074원을 지출하여 급수간선공사를 실시하였다.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은 이 사건 사업지구 내 도로를 따라 설치되어 있고, 2018. 6. 26. 자 공문에 첨부된 상수계획평면도(갑 제17호증의2)를 살펴보면, 파란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바) 피고는 2018. 8. 3.부터 2018. 7. 26.까지 원고에게 신설공사비 합계 144,746,370원과 함께 이 사건 시설분담금 합계 873,080,000원을 부과하였다.
사) 원고와 피고는 2023. 12. 14.부터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을 피고에게 무상으로 귀속하는 내용의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10, 12 내지 17, 27 내지 29호증, 을 제9 내지 11,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가)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의 법적 성격
(1) 이 부분의 쟁점
원고는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직접 이행하는 방식으로 원인자부담금을 이미 납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실시한 공사는 수도시설을 설치한 공사가 아니라 급수설비를 설치한 공사에 해당할 뿐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은 쌍방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 부분의 쟁점은 원고가 실시한 공사가 수도시설로서 배수관의 설치공사인지, 급수설비로서 급수관의 설치공사인지 여부이다. 아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와의 협의를 거쳐 이 사건 사업지구 내 ‘배수관’을 설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일반적으로 수돗물은 ‘취수장, 도수관, 정수장, 송수관, 배수지, 배수관, 급수시설’의 상수도 체계에 따라 공급된다. 형식적으로는 용수공급계통이 구분되더라도, 서로 다른 배수지와 연결된 배수관이 만나 하나의 배수관을 이루기도 하고, 배수관으로부터 분기한 수도시설이라 하여 이를 모두 급수시설에 해당하는 ‘급수관’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그 시설의 객관적 연결 현황이나 목적에 따라 배수관으로부터 ‘배수관’이 분기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일반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이 어느 수도시설에 관련된 것인지 정확히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나) 수도법상 "수도시설"이란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기 위한 취수·저수·도수·정수·송수·배수시설, 급수설비, 그 밖에 수도에 관련된 시설을 말하고(수도법 제3조 제17호), 그중 "급수설비"란 수도사업자가 일반 수요자에게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설치한 배수관으로부터 분기하여 설치된 급수관(옥내급수관을 포함한다)·계량기·저수조·수도꼭지, 그 밖에 급수를 위하여 필요한 기구를 말한다(같은 조 제24호). ‘배수시설’에 대한 정의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아니하나, 위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급수설비’가 연결되는 그 전 단계의 수도시설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수도사업자는 수도의 설치비용 중 ‘급수설비’를 제외한 부분만을 부담하므로(수도법 제70조), 결국 ‘급수설비’는 사업자가 아닌 수요자 영역에 있는 수도시설로서 수요자가 그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비추어 배수관은 배수지에서 일정한 급수구역까지 수돗물을 운반하는 수도관을 말하고, 급수설비로서의 급수관은 배수관에서 분기하여 각 수요자에게 수돗물을 직접 공급하는 수도관을 뜻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사업지구 일원의 수돗물은 팔당3취수장, 판교가압장, 수산정수장, 학익배수지를 거친 후 배수관, 급수관을 통해 수요가에 공급된다. 이와 같은 수돗물 공급 경로, 급수관은 수요자에게 직접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관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배수관으로부터 분기한 수도시설이라고 하여 이를 모두 급수설비에 해당하는 ‘급수관’이라고 볼 수 없고, 그 시설의 객관적 연결 현황 등에 따라 배수관으로부터 ‘배수관’이 분기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라) 이 사건 사업은 종전에 2,563호가 거주하던 주거환경개선 정비구역에 4,647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수요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학익배수지를 거친 수돗물을 공급하는 기존의 송·배수시설에 연결하여 이 사건 사업지구로 그 수돗물을 공급하는 수도시설을 신설·증설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와의 협의를 거쳐 이 사건 사업지구 내에 학익배수지에서 이 사건 사업지구로 이어지는 배수관으로부터 분기한 상수관을 설치하였다.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은 학익배수지에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개별 수요가에 이르기 전까지 수돗물을 운반하기 위한 목적의 수도관이고, 그 수도관에서 다시 수요가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급수관’이 분기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은 ‘급수관’이 아니라 기존의 ‘배수관’의 연장에 해당한다.
(마) 앞서 본 수도법 상 ‘급수설비’의 정의를 보면, 이는 수도시설 중 수돗물을 최종적으로 공급받는 일반 수요자 측에 연결되어 수요자 측이 비용을 부담하여야 할 제반 시설을 일컫고 있으며,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일반적 의미에서의 ‘급수’ 시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로서 상수도시설을 설치 및 관리하는 국가는 모든 국민이 질 좋은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수도법 제2조 제1항), 수도법 상 수요자가 그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급수설비’의 범위를 최종 수요자 측에 근접하게 연결된 부분을 넘어 수도사업자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은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으로서 합리성을 찾기 어려운 해석이다.
(바) 한편 피고는, 원고와 피고의 협의 당시 사업시행변경인가의 조건으로 상수도관련 ‘급수계획’ 협의조건을 이행하기로 하였다거나 원고가 제출한 준공내역서(갑 제12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급수간선공사’ 명목으로 공사비를 지출한 점,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이 이 사건 사업지구 밖으로 수돗물을 수송, 분배, 공급하는 기능을 갖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이 ‘급수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피고의 2024. 1. 24. 자 준비서면 2~3쪽, 2024. 3. 12. 자 준비서면 2~6쪽, 피고의 2024. 7. 15. 자 준비서면 2~4쪽, 2024. 8. 16. 자 준비서면 1~4쪽). 그러나 원고가 설치한 상수관이 급수관과 배수관 중 어느 시설에 해당하는지가 당사자의 인식 또는 그 기능에 따라 구분된다고 볼 수는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관련 법령의 규정 등을 종합하여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
원인제공자의 비용으로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공사를 직접 시행하기로 협의하고 원인제공자가 이를 이행한 경우에도 이를 통해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서 정한 수도공사 등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사업시행자가 이미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부담하였음에도, 이와 별도로 지방자치법 제138조에 따른 시설분담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는 실질적으로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루어진 협의의 내용과 그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사업지구에 대한 급수계획과 이에 따라 요구되는 이 사건 사업지구 내의 수도시설 신설·증설 공사를 전체적으로 계획한 다음, 원고에게 직접 그 공사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피고와의 협의에 따라 이 사건 사업지구 내 배수관의 신설·증설 공사를 직접 시행하였고, 그 공사비용으로 209,007,074원을 지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와 협의를 거쳐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배수관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수도법 제71조 제1항의 원인자부담금을 납부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여기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별도의 시설분담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이 사건 처분의 취소 범위
부담금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에 있어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여 적법하게 부과될 정당한 부담금이 산출되는 때에는 그 정당한 부담금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하여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경우 법원이 직권에 의하여 적극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부담금을 계산할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4. 28. 선고 94누13527 판결의 취지 참조).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사업지구 내 배수관의 신설·증설 공사를 직접 시행함으로써 수도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원인자부담금을 부담하였음에도 그 공사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이 사건 시설분담금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원고에게 부과될 정당한 부담금의 액수를 산출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전부가 취소될 수밖에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이 사건 처분이 부담금의 이중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이승련 이광만
사건번호
2021누65417
수도시설분담금부과처분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