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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트 판례검색 증여계약에따른금원지급
사건번호

2023가합20283

증여계약에따른금원지급
🏛️ 법원수원지방법원
📁 사건종류민사
📅 선고일자2025-07-09
⚖️ 판결유형판결 : 확정

📌 판시사항

甲의 자녀 乙 등이 甲이 심장 수술 후 퇴원한 당일 찾아와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다음 날 새벽 01:00경 ‘甲 소유 아파트 매도대금 전액과 차명재산, 해외계좌 등 추가 재산 발견 시 전 재산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증여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이후 甲이 위 아파트를 매도하여 그 대금 일부로 오피스텔을 매수한 후, 乙 등을 유언대용신탁 수익자로 지정하자, 乙 등이 甲을 상대로 위 증여계약에 따라 위 아파트 매매대금 전액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위 증여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 乙 등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 판결요지

甲의 자녀 乙 등이 甲이 심장 수술 후 퇴원한 당일 찾아와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다음 날 새벽 01:00경 ‘甲 소유 아파트 매도대금 전액과 차명재산, 해외계좌 등 추가 재산 발견 시 전 재산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증여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이후 甲이 위 아파트를 매도하여 그 대금 일부로 오피스텔을 매수한 후, 乙 내지 乙 등의 자녀들을 유언대용신탁 수익자로 지정하자, 乙 등이 甲을 상대로 위 증여계약에 따라 위 아파트 매매대금 전액의 지급을 구한 사안이다.
甲은 수술 후 상당한 신체적 부담이 있었고, 진통제 등 복용하는 약물 등으로 인해 의식도 명료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상태의 甲이 퇴원 후 약 12시간 동안 어떠한 안정과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乙 등으로부터 증여계약 요구를 받았고, 퇴원 다음 날 새벽 01:00경 위 증여계약서에 날인을 하고 난 뒤에야 위 상황이 종료되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乙 등은 甲의 건강상태가 취약한 시점을 이용하여 강압적으로 위 증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乙 등이 증여계약 체결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해 甲의 재산 내역을 조회, 차명재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계약서 작성 과정 중 甲이 인장을 찍는 장면을 촬영하였으며 위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절연하자는 뜻을 밝히는 등 甲에게 심리적 고립감과 압박감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乙 등은 위 증여계약의 동기에 대해 사망한 어머니의 상속재산이 포함된 위 아파트에서 甲이 내연녀와 함께 동거하는 것과 위 아파트 매매대금이 甲 및 내연녀에게 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증여계약 이후에 체결된 위 신탁계약에 의하면, 甲이 사망하면 위 아파트 매각대금 중 상당액을 이용하여 구입한 오피스텔은 乙 내지 乙 등의 자녀들에게 귀속되어 乙 등이 주장하는 위 증여계약 목적의 상당 부분은 실질적으로 달성되는 것이므로, 위 증여계약은 乙 등이 甲의 재산을 빼앗는 것이 동기 및 목적이라고 보이는 점, ‘위 아파트를 매도하고 매도대금 등 재산을 乙 등에게 증여하고, 차명재산 등 乙 등이 확인하지 못한 재산이 1원이라도 있을 경우 전 재산을 乙 등에게 증여’하는 내용의 위 증여계약은 甲의 연령, 건강상태, 거주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甲의 헌법상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인 점, 乙 등은 甲의 재산을 대부분 상속받았고, 위 증여계약으로 사실상 甲의 전 재산을 확보한 뒤 甲과의 관계를 단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증여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 乙 등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이다.

📄 판례 전문

【원 고】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우 담당변호사 나상용 외 1인)
【피 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가온 담당변호사 안지영 외 2인)
【변론종결】2025. 4. 2.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2,9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7. 26.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할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와 망 소외 1 사이의 자녀들로, 피고는 원고들의 부친이다.
나. 피고와 망 소외 1은 2006. 4. 25. 성남시 분당구 (주소 1 생략)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공동으로 매수하고 2006. 7. 20.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망 소외 1은 2016. 7. 8. 사망하였고, 피고와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망 소외 1의 지분을 피고가 상속받는 등의 내용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마치고, 2016. 8. 19. 이 사건 아파트 1/2 지분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피고는 2023. 3. 29. 삼성서울병원에서 개흉(開胸)수술인 관상동맥우회술(CABG)을 받고, 2023. 4. 9. 퇴원하였다.
마. 원고들과 피고는 2023. 4. 10. 아래와 같은 내용의 증여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증여계약’이라 하고, 위 계약서의 내용이 기재된 서면을 ‘이 사건 증여계약서’라 한다).
증여계약서피고는 1. 이 사건 아파트를 2023. 7. 10.까지 매도 후 매도 금액을 원고들에게 매도 즉시 증여한다. 주택 양도세는 피고가 부담하고, 근저당 1번에서 3번까지도 피고가 해결 후 매도한다.증여 실행을 위해 위 부동산에 대해 원고 1이 30억 원 가압류를 설정하는 데 동의한다. 2. 증여 금액 확인을 위해 개인 또는 대주주 지위에 있는 법인의 재산을 2023. 4. 9. 원고들에게 확인시켜줬고 그 외 재산이 있거나, 차명 재산이 있거나, 해외 재산이 1원이라도 있을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일주일 내에 전 재산을 원고들에게 증여한다. 3. 위 2항에서 확인한 국내 계좌는 인터넷에서 통합계좌 확인을 통해서 했고, 확인된 개인 계좌는 하나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고, 인터넷 뱅킹으로 표시되지 않는 비밀 계좌는 없다. 비밀 계좌가 있을 시에도 2항과 같은 조건으로 전 재산을 원고 1, 원고 2, 원고 3에게 증여한다. 4. 위 2항에서 확인된 해외계좌는 홍콩에 seagorve trading 계좌만 있고 2023. 4. 10. 기준으로 첨부된 거래 명세서 외에 최근 1년 사이에 추가적인 거래 내역이 전혀 없다는 피고 진술에 거짓이 없고, 해외에 다른 계좌가 있거나 기술한 내용과 다를 경우 위 2항에 의거해 전 재산을 같은 조건으로 증여한다.
바. 피고는 2023. 5. 11. 소외 2와 이 사건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매하는 내용의 매매예약을 체결하였다.
사. 원고 1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카단62251호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청구금액 10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하였고, 2023. 6. 9. 가압류 결정을 받아 같은 날 가압류 등기를 마쳤다.
아. 피고는 2023. 6. 26. 소외 2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2023. 5. 11.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주었다.
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원고 2는 2023카단62498호로, 원고 3은 2023카단62499호로 각 청구금액 10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하였고, 각 2023. 6. 26. 가압류 결정을 받아 같은 날 가압류 등기를 마쳤다.
차. 피고는 2023. 7. 25. 소외 2로부터 29억 원을 지급받고 같은 날 위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해주었다. 이에 따라 원고 2, 원고 3의 위 가압류 등기는 직권으로 말소되었다.
카. 피고는 2023. 7. 24. 가압류 해방공탁금 10억 원을 공탁하였고 2023. 7. 28. 수원지방법원 2023카기428호로 집행취소 결정을 받아 2023. 8. 1. 원고 1의 위 가압류 등기가 말소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증여계약에 따라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고 취득한 매매대금 2,9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들은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하여 절대 안정이 필요한 피고에게 집요하게 증여를 요구하여, 피고가 불가피하게 ‘피고의 전 재산을 원고들에게 증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증여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증여계약은 체결 경위, 동기, 목적, 내용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이다.
2) 이 사건 증여계약은 피고가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체결된 것이므로 무효이다.
3) 이 사건 증여계약은 비진의 의사표시로 체결된 것이고, 원고들이 이를 알았으므로 민법 제107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다.
나.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인한 무효 여부
1) 관련 법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등 참조).
어떤 법률행위가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인지는 그 법률행위가 유효로 인정될 경우의 부작용, 거래자유의 보장 및 규제의 필요성, 사회적 비난의 정도,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인정 사실
가) 피고는 망 소외 1 사망 전부터 소외 3과 내연관계에 있었다.
나) 피고는 소외 4 회사의 창업주로 2010. 12. 31. 기준 주권상장법인인 소외 4 회사 총주식의 29.1%를 보유하다가, 2022. 12. 31.까지 위 주식 중 피고의 잔존 지분 1.38%(소수점 이하 반올림, 이하 같다)를 제외한 20.67%를 원고들 및 그 가족에게 아래 표와 같이 증여하였고, 2023. 4. 10. 기준 증여 주식의 가치는 약 160억 원 상당이다.
다) 원고 1 등은 2023. 3. 29.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피고의 병문안을 갔다가 소외 3을 마주치게 되었다.
라) 피고는 2023. 4. 9. 12:00경 원고 1 등과 함께 퇴원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당시 피고는 말이 어눌하고, 지팡이를 짚고 타인의 부축을 받아 움직이는 상태였다.
마) 피고가 13:00경 원고 1에게 ‘소외 3과 함께 살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원고 1이 항의하며 "경찰 불러서 나를 주거침입죄로 신고해라, 나는 한 달 동안 여기 있겠다.", "입 닥치라고"라는 등 언성을 높이며 피고와 말다툼을 하였고, "망 소외 1로부터 상속받은 이 사건 아파트에서 소외 3과 동거하여서는 안 되고, 소외 3과의 관계를 지속하려면 망 소외 1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원고들에게 나눠주고 가족들끼리 각자 인생을 살자."라고 하였다.
바) 원고 2와 그의 처 소외 5가 15:30경 도착하였고, 피고의 가사도우미 소외 6이 원고들에게 피고가 휴식을 취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으나 소외 5는 "피고가 원고들보다 훨씬 심장이 튼튼하다."라고 답하며, 위 제안을 거부하였다.
사) 2023. 4. 9. 20:00경 원고 1은 피고의 운전기사 소외 7에게 피고의 회사 컴퓨터를 가지고 오도록 지시하였고, 원고 3은 소외 7과 함께 위 컴퓨터를 가지고 온 뒤 피고의 재산 내역을 조회하였으며, 23:30경 원고 2는 소외 4 회사 고문 소외 8을 불러 피고의 차명재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였다.
아) 원고들과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5개의 계약안을 거친 뒤, 2023. 4. 10. 01:00경 이 사건 증여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소외 5는 피고가 이 사건 증여계약서에 날인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였다.
자) 피고는 2023. 4. 10. 소외 4 회사의 대표이사를 피고에서 원고 2로 변경하여 주었다.
계약안증여의 목적물재산 확인과 관련된 증여 내용피고의 부가 의무제1안전 재산의 1/2(피고의 전 재산 1/2 증여로 정하여 재산 확인 관련 조항이 없음)이 사건 아파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변제(갑 제15호증의 1)제2안이 사건 아파트, 주식, 퇴직금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에 대한 소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을 시 원고들에게 각 10억 원씩 증여이 사건 아파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변제(갑 제15호증의 2)(피고의 전 재산 산정에 위 채무를 포함하지 않음을 명시)제3안전 재산 확인을 위한 동의·협조를 하지 않을 경우 원고들에게 각 20억 원씩 증여이 사건 아파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변제(갑 제15호증의 3)(피고의 전 재산 산정에 위 채무를 포함하지 않음을 명시)?이 사건 아파트 가압류설정 동의?이 사건 아파트 매각대금(소외 7, 소외 8을 통해 피고의 재산내역 확인 후)이 사건 아파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중 3.5억 원을 변제제4안양도세 피고 부담(갑 제15호증의 4)(증여세는 원고들 부담)?이 사건 아파트 가압류설정 동의?확인된 재산 이외의 재산이 있으면 원고들에게 전 재산을 증여이 사건 아파트의 1~3번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변제제5안양도세 피고 부담(갑 제15호증의 5)(증여세 원고들 부담 삭제)?이 사건 아파트 가압류설정 동의?이 사건 아파트의 1~3번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변제최종 계약서양도세 피고 부담(갑 제2호증)(증여세 원고들 부담 삭제)?이 사건 아파트 가압류설정 동의
차)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 29억 원 중 18억 4,500만 원으로 2023. 6. 12. 오피스텔을 매수하였고, 2023. 7. 12. 주식회사 하나은행과 위 오피스텔에 관하여 유언대용신탁을 하여(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 원고 3, 원고 2의 자녀(소외 9, 소외 10), 원고 1의 자녀(소외 11)를 수익자로 지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15호증, 을 제1 내지 5, 9 내지 11,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이 사건 증여계약의 체결 경위, 동기, 내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증여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가) 계약 체결 경위
원고들은 피고가 먼저 증여계약에 관하여 서면으로 남기자고 제안하여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증여계약 체결 당시, ① 피고가 퇴원 직후 원고들에게 급하게 재산 증여를 약속할 이유가 없었던 점, ② 원고 1을 시작으로 원고들이 순차 이 사건 아파트에 모였고, 이후 역할을 분담하여 피고의 차명재산을 조사하고, 소외 5는 피고가 날인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 ③ 원고들은 이 사건 증여계약서 작성 후 피고를 대리하여 사서증서 인증까지 받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의 이 사건 증여계약을 피고가 먼저 제안하였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이 먼저 이 사건 증여계약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증여계약의 내용을 제시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갑 제7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증여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을 제4, 10,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퇴원 후 절대적인 안정과 숙면 등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진통제 등을 복용하였으며, 개흉 수술 후 약 3~4주간 직장생활이 제한되고, 통증이 조절되는 것을 전제로 수술 4~6주 이후에나 근거리 운전만 가능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피고는 수술 후 상당한 신체적 부담이 있었고, 진통제 등 복용하는 약물 등으로 인해 의식도 명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태의 피고가 퇴원 후 약 12시간 동안 어떠한 안정과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원고들로부터 증여계약 요구를 받았고, 퇴원 다음 날 새벽인 2023. 4. 10. 01:00경 이 사건 증여계약서에 날인을 하고 난 뒤에야 위 상황이 종료되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건강상태가 취약한 시점을 이용하여, 강압적으로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5개의 계약안을 거쳐 이 사건 증여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초반에는 ‘피고가 전 재산의 1/2을 증여’하기로 하였다가, 원고들이 피고의 재산 내역을 확인한 뒤 ‘피고의 추가 재산이 발견될 경우 전 재산을 증여’하기로 하며 증여의무의 범위가 더욱 커지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피고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원고들의 계속된 요구에 따라 심리적, 체력적으로 지친 피고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음을 시사한다.
나) 계약 체결에 수반된 원고들의 행동
원고 1은 소외 7에게 피고의 회사 컴퓨터를 가지고 오도록 지시하고, 원고 3은 위 컴퓨터를 통해 피고의 재산 내역을 조회하였으며, 원고 2는 고문 소외 8을 불러 피고의 차명재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소외 5는 계약서 작성 과정 중 피고가 인장을 찍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 원고들은 이 사건 증여계약 체결 과정에 역할을 분담하였다. 결국 원고들은 피고가 퇴원 후 회복되지 않은 상태임을 이용하여 계획적으로 피고를 찾아와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증여계약 당시 원고 3은 "망 소외 1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원고들에게 나눠주고 가족들끼리 각자의 인생을 살자."라고 제안하며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하고 절연하자는 뜻을 밝혔다. 피고의 자녀인 원고들의 절연 요구는 피고에게 심리적 고립감과 압박감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들은 피고의 퇴원일 밤에 피고의 직원인 소외 7, 소외 8을 불러내어 피고의 전 재산을 조사하였는데, 자녀가 부모의 재산 내역을 확인하고 차명재산을 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피고의 직원을 통해 재산 조사가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는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증여계약 체결 과정에서 자식으로서 도리를 벗어난 원고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피고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인다.
다) 계약의 동기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의 동기에 대해 망 소외 1의 상속재산이 포함된 이 사건 아파트에서 피고가 내연녀 소외 3과 함께 동거하는 것과 이 사건 아파트 매매대금이 피고 및 소외 3에게 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망 소외 1로부터 상속받기 전에도 이 사건 아파트의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의 매도대금 전액을 증여한다는 것은 위 동기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증여계약 이후에 체결된 이 사건 신탁계약에 의하면, 피고가 사망하면, 이 사건 아파트 매각대금 29억 원 중 상당액(18억 4,500만 원)을 이용하여 구입한 오피스텔은 원고들 내지 원고들의 자녀들에게 귀속되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증여계약의 목적(망 소외 1의 상속재산인 이 사건 아파트에서 소외 3이 거주하는 것과 소외 3에게 위 재산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것)의 상당 부분은 실질적으로 달성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한 것이 원고들의 가압류나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피고에게 이 사건 증여계약의 전부이행을 청구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증여계약은 원고들이 피고의 재산을 빼앗는 것이 동기 및 목적이라고 보인다.
라) 계약 내용 자체의 반사회성
① 원고들의 요구에 따라 피고가 소외 3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고 매도대금 등 재산을 원고들에게 증여하고, 차명재산 등 원고들이 확인하지 못한 재산이 1원이라도 있을 경우 전 재산을 원고들에게 증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증여계약은 피고의 연령, 건강상태, 거주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내용의 계약은 피고의 헌법상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② 원고들은 피고의 재산을 대부분 상속받았고, 이 사건 증여계약으로 사실상 피고의 전 재산을 확보한 뒤 피고와의 관계를 단절하였다.
③ 이 사건 증여계약 제2항 내지 제4항은 ‘원고들이 확인한 피고의 전 재산과 달리 추가적인 차명재산 등이 1원이라도 있을 경우’ 피고의 전 재산을 원고들에게 증여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피고가 이 사건 증여계약 무렵 모든 계좌 등 재산 내역을 정확히 기억하여 원고들에게 알려주기 어려웠던 사정을 고려하면, 위 조건은 사실상 기성조건과 마찬가지여서 피고는 위 제2항 내지 제4항은 전 재산을 증여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그 자체로 피고의 재산권을 박탈하여 생존을 어렵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피고와 원고들이 절연하는 것이 전제된 점을 더하여 보면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평가된다.
4) 민법 제137조 단서에 따라 이 사건 증여계약 제1항은 유효한지 여부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증여계약 제2항 내지 제4항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와 구분되는 이 사건 증여계약 제1항은 민법 제137조 단서에 따라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나) 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으로서 법률행위 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그 적용이 있다. 그리하여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인 효력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무효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 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고, 그러한 규정이 없다면 민법 제137조 본문에서 정한 바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법률행위의 전부가 무효가 된다. 그러나 같은 조 단서는 당사자가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그 무효의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무효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여전히 효력을 가진다고 정한다. 이때 당사자의 의사는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임을 법률행위 당시에 알았다면 의욕하였을 가정적 효과의사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당해 효력규정을 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법률행위 전부가 무효로 된다면 그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되는 등의 경우에는 여기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의 부분이 없더라도 그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32501 판결,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9068 판결 등 참조).
한편 민법 제137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하나의 법률행위의 일부분에 무효사유가 있더라도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그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그 나머지 부분이라도 이를 유지하려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그 일부만을 무효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유효한 것으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고(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다676 판결 등 참조), 그 증명책임은 나머지 부분의 유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204508 판결 등 참조).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증여계약은 반사회질서적인 동기와 내용의 것으로서 전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설령 제2항 내지 제4항만이 반사회질서로 무효라고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증여계약은 민법 제137조 본문에 따라 전부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제1항 부분이 민법 제137조 단서에 따라 유효라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증여계약은 원고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을 증여할 의무(이 사건 증여계약 제1항), 피고가 숨겨둔 재산이 있을 경우 전 재산을 증여할 의무(이 사건 증여계약 제2항 내지 제4항)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피고의 전 재산을 빼앗기 위한 목적에서 체결된 것이다.
② 원고들은 계약안 중 제1안 내지 제3안을 작성하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의 1/2을 포함하여 전 재산의 1/2을 ‘조건 없이 증여’하는 내용으로 논의하였다가, 2023. 4. 9. 20:00 이후 피고의 컴퓨터를 통해 피고 재산 내역을 조회하고 소외 8에게 피고의 차명재산이 있는지 확인한 뒤, 제4안, 제5안, 이 사건 증여계약서에 ㉠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을 증여의 목적물로 정하였고(제1항), ㉡ 사실상 기성조건인 ‘피고가 밝히지 않은 재산이 1원이라도 더 있을 경우’라는 조건을 붙여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을 제외한 원고의 나머지 전 재산을 증여(제2항 내지 제4항)하기로 정하였는바, 이 사건 증여계약 작성 경위에 비추어 제1항과 제2항 내지 제4항의 내용은 상호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③ 원고들이 피고와 소외 3의 교제 자체를 반대하며 절연을 언급하는 등 이 사건 증여계약을 체결한 경위를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재산이 소외 3에게 귀속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2항 내지 제4항을 통해 ‘피고가 숨겨 놓은 재산이 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장받지 않았다면 전 재산 1/2을 무조건 증여받는 대신 제1항에서 이 사건 아파트 매도대금만을 증여의 목적물로 확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증여계약은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현호(재판장) 김선호 조연지